[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충격'이라는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상 전무후무한 '만장일치' 명예의 전당(HOF) 입성자인 마리아노 리베라(56)가 추악한 사건에 연루됐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무려 아동성폭력 사건을 은폐한 혐의다.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메이저리그 HOF의 권위가 땅에 떨어질 만한 추문이다.
미국 폭스스포츠는 23일(이하 한국시각) '뉴욕 양키스 레전드 투수였던 리베라와 그의 아내 클라라가 자택과 목회활동 중인 교회 여름 캠프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을 은폐한 혐의로 고발됐다'고 보도했다. 고발이 이뤄졌고, 리베라와 아내는 피의자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법정 싸움은 아직 본격적으로 전개되지 않았다.
사건은 2018년에 벌어졌다. 하필 리베라는 2019년 1월에 진행된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MLB 사상 최초로 '만장일치' 찬성으로 HOF에 헌액됐다. 성폭력 사건이 벌어진 다음에 MLB 최초의 '만장일치 HOF 헌액자'의 영예가 따라온 셈이다.
현역시절 압도적인 구위로 양키스의 수호신 역할을 하던 리베라는 조용하고 매너 좋은 선수로 정평이 나 있었다. 1995년부터 2013년까지 통산 652세이브를 달성한 뒤 은퇴했다. MLB 최고 기록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리베라는 은퇴 후 뉴욕 인근 뉴로셸 지역의 한 교회에서 목회자로 활동 중이다.
폭스스포츠에 따르면 2018년 여름 교회 캠프 기간 중 한 10대 여학생이 다른 여학생을 성적으로 학대한 사건이 벌어졌다.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미성년이었다. 이런 행위는 여름 캠프 뿐만 아니라 리베라의 집에서도 벌어졌다. 리베로 부부가 개최한 바베큐 파티 때 성폭력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알게 된 피해 여학생의 어머니는 즉각 리베라와 그의 아내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그런데 리베라의 아내는 이에 대해 조사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은폐했다. 심지어 피해자의 어머니에게 침묵을 강요하기까지 했다. 폭스스포츠가 인용한 소장에는 '피해자 측은 리베라 부부가 충분한 조처를 취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침묵을 지키도록 종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피해자의 어머니는 리베라 부부를 고소하게 됐다. 진상이 밝혀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법적 다툼이 꽤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일단 아동 성폭력 사건을 은폐했다는 혐의만으로도 리베라의 명예는 상당히 손상됐다. 게다가 피해자 측의 주장이 사실로 입증된다면 HOF의 권위도 크게 손상될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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