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알다가도 모르는 게 인생이라던가. 축구공은 둥글다고 했던가.
지난 9월 토트넘의 유럽 유로파리그 스쿼드에서 제외된 선수가 4개월여가 지나 '대체불가' 핵심 선수로 우뚝 섰다. 제드 스펜스 이야기다.
스펜스는 2일(한국시각) 영국 브렌트포드의 지테크커뮤니티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렌트포드와의 2024~2025시즌 EPL 24라운드 원정에서 4-2-3-1 포메이션의 레프트백으로 선발출전해 90분 풀타임 뛰었다.
포지션상 브렌트포드의 에이스인 브라이언 음뵈모를 상대한 스펜스는 10번의 지상경합 중 7번 공을 따냈고, 태클 4개, 클리어링 5개, 인터셉트 1개, 슈팅 블록 1개, 드리블 성공률 100%(3개 성공), 크로스 성공률 100%(1개 성공), 키패스 2개 등 공수에 걸쳐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EPL에서 14골을 폭발한 음뵈모는 스펜스 앞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토트넘은 전반 29분 손흥민의 날카로운 코너킥에 의한 비탈리 자넬트의 자책골과 후반 42분 손흥민의 송곳 어시스트에 의한 파페 사르의 추가골로 2대0 승리, 4연패에서 탈출했다. 스펜스는 왼쪽 공격수인 손흥민의 뒤를 안정적으로 받쳤다.
스펜스는 EPL 공식 홈페이지에서 선정한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통계업체 소파스코어는 스펜스에게 가장 높은 평점 8.3점을 매겼다. 시즌 7호 도움을 작성한 손흥민은 7.3점.
런던 지역지 풋볼런던은 스펜스에게 최고점인 평점 9점을 매기며 '팀에 다시 들어온 새 얼굴이 음뵈모를 상대로 정말 좋은 모습을 보였다. 골라인 클리어링도 선보였다'라고 호평했다.
축구전문매체 풋볼365는 경기 후 스펜스를 조명한 기사에서 '시즌 초반 대부분의 사람은 손흥민이 팀내 최고의 선수라는데 동의했을 것이다. 시즌이 시작되고 몇 달 뒤엔 데얀 쿨루셉스키가 최고라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이제는 스펜스가 토트넘 최고의 선수라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됐다'라고 적었다.
풋볼365는 '스펜스는 한때 1군에서 멀리 떨어져있던 선수였다. 시즌 초 팀의 유로파리그 스쿼드에 등록조차 되지 않았다'며 '지난해 말 필요에 의해 팀에 복귀한 이후 팀이 부진에 빠진 상황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스펜스는 2022년 7월 미들즈브러에서 이적료 1470만파운드에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하지만 데스티니 우도기, 벤 데이비스에 밀려 1군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프랑스 스타드 렌, 잉글랜드 2부 리즈, 이탈리아 제노아로 계속해서 임대를 전전했다. 지난해 10~11월에는 허벅지 부상을 당하는 불운이 겹쳤다.
점점 미래가 불투명해지는 상황에서 기회가 찾아왔다. 수비수 줄부상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지난해 12월 사우스햄턴전에서 라이트백으로 출전해 5대0, 무실점 대승에 기여하며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리그 9경기 중 7경기에서 선발 기회를 잡았다. 팀은 브렌트포드전 전까지 7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스펜스에 대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믿음은 식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브렌트포드전을 마치고 "스펜스는 팀에 합류한 이후 정말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면서 성숙해졌다고 말하는 것이 공평할 것 같다"며 "스펜스는 오늘 우리 팀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EPL 정상급 윙어에 맞서는 걸 좋아하는 수비수다. 오늘은 음뵈모를 상대했다"고 엄지를 들었다.
가까스로 무승에서 탈출한 토트넘은 16위에서 14위로 올라섰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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