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가장 좋을 때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 삶의 이치. 야구도 마찬가지다.
삼성 라이온즈 토종 에이스 원태인(25). 2019년 프로입문 후 지난 6년간 매 시즌 발전해온 선수. 어느덧 KBO리그 최고 투수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두산 곽빈과 함께 공동 다승왕을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리그 최고 투수급 임을 인증했다. 골든글러브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NC다이노스 119표 수상자 카일 하트에 38표 뒤진 81표로 당당하게 경쟁했다.
무엇보다 입단 후 처음으로 최고 무대 한국시리즈를 경험했다. 데뷔 첫 KS 무대였던 1차전에서 KIA 강타선을 상대로 5이닝 2안타 무실점의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빅게임 피처'로서 진가도 발휘했다.
KS 1차전 눈물의 우천 서스펜디드에 이어진 준우승 고배가 응어리이자 새로운 목표로 남았지만 만족할 만한 시즌이었다. 원태인은 아쉬움과 뿌듯함 모두 잊고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갑작스러운 어깨 통증으로 조기강판 했던 그는 검진에서 어깨 관절 와순 손상 진단을 받았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다. 개막까지 회복에는 큰 무리가 없다. 스스로도 팬들을 안심시켰다.
지난 10일 김태균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의 유튜브 채널 '김태균 [TK52]'에 출연, 훈련소 당시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원태인은 "야구공보다 무거운 연습용 모형 수류탄을 던지면서 궁금했던 제 어깨상태를 체크했다. 다섯번 다 던졌는데도 통증이 없길래 괜찮아졌나보다 했다"며 가벼운 농담으로 우려를 불식시켰다.
페이스를 빠르게 끌어올릴 이유는 없다. 부상 때문이 아니어도 현재 원태인으로서는 빠른 것 보다는 느린 편이 낫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4시즌 동안 매 시즌 15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지난해는 159⅔이닝을 던졌다. 2020년 140이닝 소화까지 합치면 루키 시즌을 제외하고는 150이닝 기준으로 거의 풀시즌을 빠짐 없이 소화해온 셈. 여기에 시즌 후에는 국가대표 경기까지 소화해야 했다.
그럼에도 큰 탈 없이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는 건 철저한 자기관리에 있다. 원태인은 "힘든 건 사실"이라면서도 "늘 캠프 합류하면 회복돼 있더라. 크게 걱정 안해도 된다"고 자신했다. 근거로 그는 "시즌 후에는 두달 반 동안 아예 공을 안잡는다. 캐치볼도 안하고 웨이트만 한다. (어깨) 휴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큰 부상 없이 오고 있는 비결이다. 이런 루틴을 앞으로도 유지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원태인은 일본 오키나와 재활조에서 착실히 몸상태를 끌어올린 뒤 1군에 합류해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나설 참이다.
후라도 최원태 영입으로 크게 업그레이드 된 선발진. 그 핵심에는 원태인이 있다. 그가 단단하게 중심을 잡아줘야 선발 강화발 우승 시나리오가 완성될 수 있다.
팀에서의 위치, 중요성을 잘 아는 원태인이기에 조바심을 내지 않고, 무리하지 않는다. 더 크게 도약하려는 의욕보다 일단은 차분하게 돌다리를 두들겨 가며 사뿐하게 잘 건너야 할 시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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