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통상 캠프 연습경기에 보기 힘든 장면. 이닝 중 교체 의사 없이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하는 경우다.
투수가 아프다는 사인을 보내거나 할 경우다.
지난 13일 팔꿈치 굴곡근 손상으로 중도귀국한 김무신(개명전 김윤수)이 청천벽력 같은 '인대손상→수술→시즌 아웃'이 결정된 날. 밖에서 영문 모르고 본 사람에겐 가슴 철렁한 장면이 연출됐다.
16일 일본 오키나와현 나하시 셀룰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캠프 첫 평가전.
3-4로 뒤진 삼성의 8회말 수비. 좌완 루키 배찬승이 마운드에 섰다.
일본 명문팀 요미우리 타자들이라 살짝 힘이 들어간 듯 첫 타자를 가도와키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초구에 152㎞가 찍힐 정도로 공끝에 힘은 넘쳤다.
선두타자 볼넷 이후 루키는 힘을 살짝 뺐다. 스피드를 줄이고 제구 정확도를 높여 거포 내야수 아키히로 유토를 살짝 느려진 초구 146㎞ 직구로 1루 땅볼을 유도했다.
순항하려던 차 갑자기 박희수 투수코치가 포수 김도환과 함께 마운드를 향했다.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밖에서 지켜보던 관계자들이 살짝 긴장하며 지켜본 장면. 혹시나 일본 프로야구 최고 명문팀 타자를 상대로 프로데뷔 후 외부 팀과 첫 평가전을 치르는 루키가 불필요한 힘을 과하게 쓰다 삐끗한 건 아닌지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마운드 위 실제 상황은 부상과는 전혀 관계 없었다.
박희수 코치는 배찬승에게 다가가 "볼넷 줘도 좋으니 강한 공을 던지라"고 주문하고 내려왔다.
왜 그랬을까.
경기 후 삼성 박진만 감독은 "올라가자 마자 152㎞를 던지더라. 제구가 조금 흔들리니까 스피드를 줄이길래 포볼 줘도 좋으니 상대 타자가 압박을 받을 수 있는 강한 공을 던지라고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배찬승을 향한 벤치의 특별한 기대를 엿보게 하는 대목.
프로데뷔부터 경기운영 능력을 강조해 요령껏 살살 던지다보면 자칫 좌완 파이어볼러의 큰 장점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지론. 앞으로 더 크게 대형투수로 키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배찬승은 선두 타자 볼넷 이후 세타자를 범타 유도하며 경기를 마쳤다. 박진만 감독은 "마운드 운영능력이 좋은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미 좋은 능력을 갖추고 있으니 장점을 살려 강하게 던지는 큰 장점을 쉽게 포기하지 말라는 의미다.
14일 청백전 삼자범퇴에 이어 데뷔전 2경기 연속 호투를 펼친 배찬승은 경기 후 "오늘 몸 컨디션은 90% 정도였던 것 같다. 전반적으로 긴장을 좀 많이 했고 일본선수를 상대해보니 컨택이 정말 좋다는걸 많이 느낄수 있었다"며 "남은 기간 몸 관리 잘 하고 훈련에 열심히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키나와=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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