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K리그에서 유일하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살아남은 광주FC의 16강 상대가 비셀 고베(일본)로 결정됐다.
ACLE는 19일 리그 스테이지 최종전에서 대혼란이 일어났다. 산둥 타이산(중국)이 울산 HD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킥오프 2시간 전에 기권을 선언해 버렸다.
산둥은 이미 탈락이 확정된 울산전에서 비기기만해도 16강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렸다. 선수들의 '건강상 이유'라고 했지만 최근 불거진 정치적 이슈가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산둥은 최근 광주와의 홈경기에서 원정팬 쪽으로 5·18 민주화운동의 아픔을 희화화하는 '전두환 사진'을 등장시켜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원정에서 한국 팬들의 '보복'을 우려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산둥의 이번 시즌 ACLE 경기를 전부 취소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순위도 요동쳤다. 요코하마 마리노스가 1위(승점 18)를 유지한 가운데 가와사키 프론탈레(승점 15)가 2위에 자리했다.
조호르 다룰 탁짐와 광주(이상 승점 14)는 한 계단씩 뛰어올라 3, 4위에 자리했다. 두 팀은 골득실차에서 순위가 엇갈렸다. 고베(승점 13), 부리람 유나이티드(승점 12), 상하이 선화(승점 10), 상하이 포트(승점 8)가 5~8위에 자리했다.
포항 스틸러스의 경우 지난해 11월 6일 안방에서 산둥을 4대2 대파한 경기도 없던 일이 됐다. 승점 3점을 도둑맞으며 포항의 리그 페이즈 승점은 6점이 됐다. 상하이 포트의 경우 자국 팀끼리는 리그 스테이지에서 만나지 않는다. 따라서 승점 8점이 그대로 유지됐다.
포항으로선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상하이 포트는 8경기, 포항은 7경기에서 얻은 승점이다. 경기 수에서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지만 AFC는 규정을 고수했다.
광주의 16강 상대는 조호르가 유력했지만 더 어려운 상대인 고베로 바뀌었다. 광주는 다음달 5일 원정에서 16강 1차전을 치른 후 1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2차전을 갖는다.
고베는 일본을 대표하는 강팀이다. 스쿼드 전반에 국가대표급 선수 다수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리그 스테이지 4차전에선 광주에 ACLE 첫 패배를 안기기도 했다.
광주는 철저한 예습과 복습을 통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단 각오다. 이정효 감독은 지난 18일 부리람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 앞서 "고베는 피지컬과 강한 힘을 앞세운 선 굵은 축구를 한다. 상대를 체급으로 누르는 스타일이다"고 진단했다.
바뀐 일정이 변수긴 하나 득도 있다. 1, 2차전 홈, 원정 경기 순서가 바뀌었다. 2차전을 광주 홈에서 치르기에 경기 운영 면에서 수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한 이동 거리가 짧아져 시즌 초 K리그, ACLE를 병행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선수단의 컨디션 관리 측면에선 이점이 생겼다.
광주는 K리그 유일 ACLE 16강 진출 팀으로 리그 전체를 대표한다는 책임감을 안고 새로운 역사를 위해 나아가고 있다. 이정효 감독은 "우린 ACLE 8강에 오르고자 한다. 선수들에겐 좋은 기회다"며 "ACLE엔 유럽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 많다. 그런 선수들과 경쟁한다는 건 광주가 성장할 좋은 기회다. 우리 선수들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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