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여자월드컵 우승 시상식에서 헤니페르 에르모소에 기습적으로 키스를 했던 루이스 루비알레스 전 스페인축구협회장이 철퇴를 맞았다.
스페인 고등법원은 21일(이하 한국시각) 루비알레스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리고 1만800유로(약 1625만원)의 벌금형을 내렸다. 또 향후 1년 간 에르모소의 반경 200m 이내 접근 및 의사소통 금지 명령을 내렸다. 다만 에르모소에게 키스가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고 말하도록 강압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무죄 판결을 내렸다.
루비알레스는 당시 스페인 대표팀의 우승을 축하하는 시상식에서 단상에 올라온 미드필더 에르모소와 포옹하더니 두 손으로 얼굴을 잡은 뒤 입을 맞췄다. 이후 에르모소가 라커룸에서 SNS를 통해 진행한 라이브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기분이 좋진 않았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루비알레스의 회장이 논란이 되자, 에르모소는 "친밀함의 표현이었다"고 그를 감쌌다. 그러나 이후 입장을 바꿔 "모욕적인 기분이 들었으며, 어떤 자리에서도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본심을 털어놓았다. 스페인 여자 대표팀 선수들도 루비알레스가 회장직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A매치를 보이콧 하겠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루비알레스는 결국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했고, 에르모소의 고소에 의해 성폭행 혐의로 스페인 검찰 조사를 받기에 이르렀다. 스페인 검찰은 키스 강요 성폭행 및 진술 강요 협박을 이유로 금고 2년6개월을 구형했다.
루비알레스는 공판에 출석해 "그녀(에르모소)는 내 몸에 손을 둘러 굳게 안아 들어올렸다. 나는 내려온 뒤 '키스해도 좋을까'라고 물었고, 그녀는 'OK'라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인 다운 역할을 해야 했음에도 부적절한 실수를 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성폭행 혐의에 대해선 상대 동의를 이유로 완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스페인 법원은 에르모소의 손을 들어줬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 역시 국제축구연맹(FIFA)이 루비알레스에 부과한 3년 자격정지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에르모소는 2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는 이 사회적 환경에서 (이번 판결은)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며 "내 마음은 이 싸움에 나와 함께 했던 많은 이들, 앞으로 나와 함께 할 이들로 가득 차 있다"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영국 BBC는 '루비알레스는 이번 고등법원 판결에 대해 항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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