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올해는 터질 것 같습니다. 저도 정말 잘 됐으면 좋겠네요."
아무리 자신이 확실한 주전이라고 해도, 같은 포지션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선수를 향해 "정말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하기는 쉽지 않다. 자신의 '밥줄'이 끊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KIA 타이거즈 캡틴 나성범은 한 후배 선수를 향해 "올해는 터질 것 같다. 정말 잘 했으면 좋겠다"고 진심어린 응원을 보냈다.
나성범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선수는 만년 거포 유망주 김석환. 광주동성고를 졸업하고 2017년 2차 3라운드로 고향팀 KIA 유니폼을 입었다. '제2의 이승엽'이라는 닉네임을 달았었다. 고교 2학년 때까지 투수를 했지만, 어깨가 아파 뒤늦게 타자로 전향했는데 워낙 가진 게 좋았다. 1m90에 가까운 거구로 파워를 갖췄다. '레전드'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도 삼성 라이온즈에 투수로 입단했지만, 타자로서의 재능이 발견돼 전향 후 '초대박'을 터뜨린 케이스다.
이승엽을 떠나 나성범과도 흡사한 케이스다. 나성범 역시 연세대 시절 투-타를 겸업했는데, NC 다이노스 입단 후 김경문 감독의 강력한 의지로 타자로 활약하며 성공을 거뒀다. 자신과 비슷한 스타일의 후배가 안간힘을 쓰고 있으니, 마음이 갈 수밖에 없다.
김석환을 본 모든 지도자들이 흥미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치면 넘어갈 힘을 갖추고 있고, 스윙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늘 스프링캠프에서 화제가 됐다. 하지만 정규시즌이 시작되면 자취를 감췄다. 치명적 약점, 변화구 대처가 되지 않았다. 지난해 1군 출전이 1경기도 없었고, 1군 통산 출전수가 69경기 뿐이다.
그렇게 속절없는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도 또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베테랑 나성범은 컨디션 관리를 위해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는 실전에 투입되지 않는다. 김석환에게는 소중한 기회다. 나성범의 빈 자리, 우익수로 나가며 자신을 어필해야 한다. 일단 22일 열린 히로시마 도요카프와의 경기에서 투런포를 날리며 강인한 인상을 심어줬다.
물론 당장 김석환의 자리가 생기기는 쉽지 않다. 소크라테스가 빠져 외야 한 자리가 빈다고 해도 최원준과 나성범의 두 선수의 주전 투입이 확정적인 가운데 남은 한 자리도 이우성, 이창진, 박정우 등 수준 높은 경쟁자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김석환은 확실한 무기가 있다. 언제든 담장을 훌쩍 넘길 수 있는 장타. 나머지 선수들이 가지지 못한 매력이다. 발도 제법 빠르고, 수비도 무난하다. 방망이 기복만 줄이면 언제든 판도를 바꿀 수 있다.
KIA의 미래에도 중요한 일이다. 나성범도 이제 30대 중반이다. 나성범의 뒤를 준비해야 한다. 김석환이 성장해 그 자리를 자연스레 이어받는다면 최고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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