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110,000,000유로(약 1668억원)의 몸값에는 이유가 있다.
'철기둥' 김민재(29·바이에른 뮌헨)가 물오른 기량을 앞세워 팀 승리의 수호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동점골의 도화선이 된 클리어링을 포함해 무려 15회의 효과적인 클리어링으로 뮌헨의 최후방을 철옹성처럼 지켜냈다. 김민재의 활약을 앞세운 뮌헨은 승점 3점을 보태 리그 선두를 굳게 지켰다.
김민재는 1일 새벽 4시30분(이하 한국시각)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MHP 아레나에서 열린 슈투트가르트와의 2024~2025 독일 분데스리가 24라운드 원정경기에 센터백으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3대1 승리에 힘을 보탰다. 뮌헨은 이날 승리로 시즌 19승(4무 1패)째를 거두며 2위 바이어 04 레버쿠젠(승점 50)과의 승점 차를 11점으로 벌렸다.
김민재는 최근 아킬레스건 통증에 따른 경기력 저하로 이날 선발 출전이 불투명했다. 경기 전날 독일 축구전문매체 키커는 뮌헨의 예상 선발 라인업에서 김민재를 빼기도 했다. 벤치에서 출발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뱅상 콤파니 감독은 여전히 김민재를 굳게 믿고 있었다. 김민재는 4-2-3-1 포메이션에서 포백 수비의 중심을 맡았다. 마누엘 노이어 키퍼의 앞에 알폰소 데이비스-김민재-에릭 다이어-콘라트 라이머가 포백을 형성했다. 그 앞으로 고레츠카와 주앙 팔리냐가 배치됐고, 2선 공격은 르로이 사네-자말 무시알라-마이클 올리세가 맡았다. 해리 케인이 최전방 원톱이었다.
김민재의 진가는 초반부터 빛을 발했다. 슈투트가르트는 리그 선두 뮌헨을 상대로 터프하게 나왔다. 리그 7위인 슈투트가르트는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승점 3점을 보태면 5위권 진입을 노려볼 수 있었다.
그러나 슈투트가르트의 전략은 김민재라는 벽에 다 막혔다. 뛰어난 공중볼 경합과 패스를 원천 차단하는 위치 선정을 보여주며 초반 슈투트가르트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는 활약을 펼쳤다.
뮌헨은 이를 바탕으로 위협적인 역습을 펼쳤다. 전반 21분, 사네가 슈투트가르트 수비진의 실책을 틈타 공을 따냈다. 이를 무시알라에게 연결했고,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까지 전개됐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득점찬스였다. 그러나 무시알라의 슛은 허무하게 골대를 벗어나고 말았다.
위기를 넘긴 슈투트가르트는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34분에 사네가 미끄러지면서 공을 뺏겼고, 슈투트가르트 파그노만이 슈틸러에게 패스했다. 슈틸러가 침착하게 골을 밀어넣었다.
그러나 슈투트가르트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뮌헨이 전반 종료 직전 동점을 만들었다. 하필 김민재의 헤더에서부터 시작됐다. 김민재는 높이 뜬 공을 헤더로 받아 클리어링했다. 이 공은 수비를 넘어 사네에게 이어졌다. 사네는 다시 올리세에게 패스해 동점골로 마무리지었다.
김민재는 후반에도 집중력을 유지했다. 여러차례 클리어링과 패스 차단 장면을 보여줬다. 결국 뮌헨은 후반에 2골을 더 넣었다. 후반 19분 고레츠카가 상대의 수비 약점을 파고 들었다. 계속해서 종료 직전 킹슬리 코망의 쐐기 골까지 터지며 결국 뮌헨이 2점차 완승을 거뒀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