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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1억 빚 최씨에 '아이고 이놈아' 툭툭"…양익준, '후배 폭행' 그날의 진실 A to Z(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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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감독 겸 배우 양익준이 후배를 폭행한 혐의에 대해 다시 한번 억울함을 주장했다.

5일 오후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양익준 감독의 후배 폭행 논란 관련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양익준이 참석했다.

앞서 지난 2월 10일 서울 성북경찰서는 양익준을 폭행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인 사실을 밝혔다. 양익준은 지난해 12월 13일 본인이 운영하는 성북구 식당에서 후배 영화 스태프 A씨의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머리를 종이 뭉치로 때리고 폭언을 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성북경찰서는 폭행 혐의를 받은 양익준을 서울북부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이후 양익준은 지난달 12일 열린 신작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 '고백'(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 언론·배급 시사회에 참석해 후배 폭행 혐의에 대한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당시 양익준은 A씨의 주장을 전면 반박하며 "도움을 주기 위해 만나서 웃으며 대화를 나눴건만 폭행으로 고소를 당했다. 도움을 주려고 했던 그 상대를 내가 폭행했다고 한다. 상대는 전혀 사실과 다른 이야기로 나를 고소 하였고, 익명으로 사실을 확대한 채 다수의 언론을 통하여 기사화를 시켰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A씨의 폭행 혐의에 대한 첫 입장을 드러낸 이후에도 양익준을 향한 논란은 계속됐다. 이튿날 연합뉴스는 양익준이 A씨를 폭행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는 정황이 담긴 통화내용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A씨와 양익준의 통화내용에서 양익준은 "내가 미안해 정말" "나 때문에 힘들고 고통스러웠다면 내가 진짜 사과할게" " 내가 실수했어" 등 사과의 입장을 전했다.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A씨는 "(양익준이) 마치 폭력을 행사하지 않은 것처럼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입장문을 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고백' 시사회 이후 다시 한번 취재진 앞에 선 양익준은 "고소인 최씨가 언론, 경찰서 등 본인이 소명한 이야기가 내가 겪고 내가 알고 있는 사실과 반대적인, 악의적인 이야기를 부풀리고 있더라. 몇 주간 더이상 최씨의 입장이 없었는데 최소한 영화 하는 사람들은 알아주길 바랐다, 내가 소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사실은 중간에 최씨와 화해를 했다. 중재자가 들어오면서 화해를 했고 그 중재자와 최씨가 상의해 합의문 초안을 작성했다. 합의를 한다면 고소 취하를 하겠다고 해서 '다 내 부덕의 소치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최씨와 전화를 통해 화해를 신청했다. 그리고 웃으면서 만나기도 했다. 그런데 최씨는 이유를 모르겠지만 계속 고소를 진행하고 있다. 화해를 통해 다 끝내기로 했는데 고소 취하를 못한다고 하더라. 수사는 수사대로 하고 재판도 재판대로 한다고 하더라"고 기자회견을 연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일단 최씨는 영화 업계 사람이 아니다. 최씨가 언론을 통해 '영화 업계 자체가 좁기 때문에 양익준 감독이 나와 척을 지면 불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최 씨는 장편 영화, 드라마 업계에서 단 한번도 일을 해본적이 없는 사람이다. 예비 영상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단지 내 친구들, 워크샵에 참여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최씨도 아마추어 영화인이었다. 그런데 마치 내가 후배를 폭행했다는 기사가 끝도 없이 이어졌다. 방송에서도 다뤄졌는데 이 사단으로 내 정신과 혼이 나가버렸다. 지금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보여지지만 화해 이후 최씨는 끊임 없이 요구하고 있다"며 "만약 죄가 있다면 달게 받겠다. 하지만 현재 상황을 부풀려 말하는 최씨의 행동에 더이상 놀아나지도 말려들지도 않으려고 한다. 최씨의 말을 신뢰해보려 한 나 자신을 오늘로서 그만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당시의 상황을 자세하게 밝힌 양익준은 "지난 2023년 12월 내가 일하고 있는 이 가게에서 소규모 영화 워크샵을 진행했다. 영화는 하고 싶지만 영화 현장이 낯선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워크샵이다. 이후 수강생 중 한 명으로 지금의 나를 고소한 최씨가 참여하면서 내가 일하는 가게에 종종 드나들게 됐다. 이렇게 약 1년여 기간 최씨와 알고 지내게 됐다. 최씨와 자주 만나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또 다른 수강생 중 한명의 작품에 서로 참여하게 돼 이따금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최씨가 1억 가까이 많은 빚을 지고 있다는 생활의 열악함을 듣게 됐다. 그래서 문화센터에서 강의가 생겼는데 최씨에게 강의를 진행해 볼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당시 나는 최씨 생활에 도움이 될까 제안했고 최씨도 그 제안을 승락했다. 강의를 앞두고 내가 최씨에게 밥도 사고 여러 조언을 해줬다. 이후 문화센터 강의가 끝난 뒤 강습료에 대해 내게 물어보기도 했고 센터에서 다음달에 강습료가 들어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감해 하길래 내가 먼저 내 돈으로 최씨에게 강습료를 보내주기도 했다. 이후 최씨가 진행해 봄직한 특강 형식을 우리 가게에서도 해보자는 제안을 했는데 바로 그날 사달이 났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당시 금요일이라 손님들도 꽤 있었다. 가게에서 할 워크샵에 대해 최씨와 내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때 식당 사장이 우리를 보고 있는 자리이기도 했고 손님도 우리 포함 12명 정도 있었다. 워크샵 관련 모든 것이 형편이 좋지 않는 최씨를 위한 것이었는데 이날 최씨가 수강료를 받지 않겠다고 하더라. 그 이야기를 듣고 내가 '아이고 이놈아'이러면서 15장 남짓한 종이로 답답한 마음을 대변해 머리를 툭툭 쳤다. 나도 힘들었던 내 과거가 생각나 안타까워 한 행동이었다. 당시 최씨에 사용한 메모장은 15장 남짓한 얇은 메모장이었다. 그 메모장은 지금 보다시피 아무런 구김이나 손상도 없다. 그 안에 최씨와 상의했던 내용도 있던 얇은 종이였다. 그날 나는 최씨와 헤어진 후 평소대로 손님을 응대하기도 했고 최씨도 사장님과 마지막에 이야기를 나누며 웃으며 돌아갔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 일이 있고 3일이 지났다. 새벽 2시 54분쯤 전화가 왔다. 그 전화는 최씨였다. 왜 이렇게 늦은 시간에 전화했냐고 했더니 '날 왜 때렸느냐' '내가 뭘로 보였길래 그랬나' '당신 가게에서 파스타를 얻어먹는 게 치욕이었다' 등의 괴성과 함께 19분간 전화에 소리를 지르더라. 처음에는 최씨가 아닌 줄 알았다. 그 소리를 듣고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너무 화를 내서 '네가 무료로 워크샵을 진행 한다고 해서 안쓰러워서 그랬다' '네가 그렇게 느꼈다면 미안하다'고 30번 넘게 '미안하다'라는 사과를 하기도 했다. 그렇게 이어진 19분의 통화가 끝난 뒤 너무 차가운 목소리로 '주무십시오' 말하곤 끊더라. 내가 태어나서 이렇게 강한 어조의 폭언을 들은 게 처음이다. 그 이후 '미안해. 진심으로 반성할게'라고 메세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튿날 오후에 다시 전화를 시도했는데 받지 않았았고 이후에도 전화를 몇 번 했는데 부재중이었다. 그 일이 발생한 뒤 나 역시 일본에 개인적인 일정으로 체류하고 있어서 연락이 안됐다. 그런데 갑자기 경찰서에서 폭행 관련 고소가 접수됐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당황스러운 마음에 올해 1월 25일에 귀국한다고 경찰에 말하고 1월 28일 화요일 경찰서에 가 진술서를 작성했다.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상황인지 감을 잡지 못했다. 여기에 연합뉴스의 기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내 폭행 기사들이 온라인에 퍼지기 시작했다. 끝없이 업로드 된 기사에 패닉이 되기도 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양익준은 "출연한 영화가 개봉 준비 중이었는데 이 타이밍에 맞춰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리고 지난달 13일 최씨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나와 한 통화 내용을 악마적으로 편집해 폭로했더라. 편집된 통화 내용이었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12명 사람들이 그 공간에 있었다. 내가 미치지 않고서야 사람을 때렸겠나? 서류 뭉치를 강하게 내려쳤다고 하고 고소인은 눈조차 뜨지 못하고 패닉에 빠졌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직후 고소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중재자의 등장과 합의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양익준 감독은 "최씨와 나 사이 중재자 임씨가 들어왔다. 중재자 임씨는 그의 개인 단편에 내가 노숙자 역할로 참여했고 최씨가 촬영감독으로 임했다. 중재자 임씨는 나와 최씨 사이를 중재하려고 했다. 최씨가 나를 고소한 이후 2월 14일 오후 3시 최씨와 충무로 카페에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최씨와 단둘이 앉아 이야기를 나누면서 법 상식이 없는 나로서는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하더라. 최씨의 이야기를 들은 중재자 임씨가 최씨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합의문도 전달 받았다. 합의문에는 크게 두 가지 제안이 담겨 있었다. 첫 번째는 내가 최씨를 A4 용지로 내려 쳤다는 것이다. 합의문에는 서로의 기억과 진술의 차이가 크니, 본인(양익준) 의도보다 상대방에게 더 강하게 가격한 것처럼 느껴졌고 이를 인정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두 번째는 사실 의도가 정확하지 않는 상황에서 시사회에서 밝힌 내 입장에 관련된 것이었다. 앞서 시사회에서 나는 최씨에 대해 '최씨, 당신은 나 이외에도 나 몰래 내 주변의 너무 많은 사람들을 조종하고 유린해왔다. 나는 당신이 행하고 저질렀던 모든 일을 알게 되었다. 이제는 내가, 당신이 3진 아웃시킬 마지막 타자인가 보다. 과연 내가 아웃이 될까?'라는 말을 했는데 최씨 입장에서는 허위사실 및 명예훼손과 같다고 하더라. 사실 확인 없이 시사회에 감정적으로 대처한 것에 대한 사과를 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두 가지 내용에 대해 인정을 하면 최씨도 합의를 해주겠다고 했다"고 답했다.

그는 "처음 합의문을 읽고 마치 나를 폭력 감독으로 낙인찍어버리고 그 사이에 알게된 최씨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많이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여러 번 합의문을 읽으면서 내 생각과 마음이 천천히 바뀌어갔다. '이게 다 내 부덕함 때문이구나' '아직 내가 모자란 놈이구나' 싶었다. 그런 마음과 생각이 들면서 다시 최씨에게 만나자고 제안했고 그와 만나 예전처럼 편하게 만나자고 사과했다. 최씨도 동의했다. 최씨는 웃음을 지으며 나를 만났고 서로 악수하고 포옹하며 원만하게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최씨에게 합의문 전부를 수용하겠다고 했다. 최씨도 잘 받아들였다. 심지어 어깨동무하며 웃으며 사진도 찍었다. 그렇게 헤어진 뒤 또 다시 담당 수사 경찰관으로부터 거짓말 탐지기에 대해 동의하냐는 연락을 받았다. 다시 최씨와 2월 21일 오후 1시쯤 전화를 했다. 최씨가 법적인 단어를 나열했는데 너무 생소한 말이라 알아듣지 못하겠더라. 거짓말 탐지기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경찰서와 검찰의 해결 방식이 달라서 처벌불원서를 낼 수 없다는 최씨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간단하게 해결할 수 없고 재판까지 갈 수 있다고 하더라. 해결의 기간이 길어지고 이제 최씨 본인 손을 떠나버려 사건이 진행됐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양익준은 "이 일이 시작된 이후 최씨는 어떤 때는 화내고 어떤 때는 환하게 웃는다. 계속 이상했고 여전히 다시 웃는 얼굴로 만났다. 최씨는 인정이라는 단어를 계속 말하더라. 폭행을 한 것을 인정한다는 단어가 그에게 무척 중요한 단어인 것 같더라. 그리고 최씨는 기자 시사회에서 내가 한 말을 트집 잡으면서 내게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협박하더라. 최씨 도대체 뭐길래 나를 압박하고 협박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변호사 선임 여부에 대해 "최씨가 계속 이렇게 나오면 나를 방어하기 위해 최대한 대처를 해야 할 것 같다. 거짓말 탐지기를 받고 오면 최씨도 뭔가 생각이 있지 않을까? 나는 최씨의 합의문대로 합의할 생각이 있고 여전히 화해를 했다고 생각해 변호사 선임이 필요 없다고 여겼다. 이 일을 더이상 크게 만들지 않고 해결하고 싶다"고 답했다.

폭행이 발생했다는 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식당의 사장은 "내가 기억하기로는 그날 아무 일도 없었다. 뭐가 있어야 나도 기억에 오래 남을텐데 정말 아무 기억도 없다. 이 일이 불거진 뒤 이날 뭐가 있었나 찾아보기도 했다. 다른 손님이 뭘 드셨는지 찾아보면서 기억을 더듬었다. 이날 내 기억에 남는 일은 손님 중 한 분이 양익준을 알아보고 인사하고 웃으면서 간 것이다. 나는 최씨가 언제갔는지도 기억도 안 난다. 못 보거나 안 본게 아니다. 경찰이 와서 물어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말 경찰이 가게에 찾아와 당시의 상황에 물어봤는데 오히려 나는 경찰에 '폭행 사건이 있었나?'라며 되물었다"고 곱씹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