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우리는 '을'이니까요….", "우리팀 얘기는 빼주세요. 큰일나요."
K리그 구성원들은 심판 관련 얘기에 손사래치기 바쁘다. A구단 고위 관계자는 심판 사회를 두고 '신성불가침'이란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K리그 심판은 어쩌다 '공공의 적'이 됐을까.
K리그 심판을 관리하는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연간 종합 평가 순위에 따라 매년 심판 승강제를 진행한다. 매 경기 심판 평가를 10점 만점의 평점으로 매긴다. 예를 들어 K리그1에 투입되는 심판 12명 중 10명은 잔류, 2명은 K리그2 강등, K리그2 2명이 승격하는 식이다. 문제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판 승강제는 상황에 따라 달리 진행된다. 실제로 2022년엔 K리그1로 주심이 4명 승격해 총 16명으로 꾸려졌다. 하지만 2023년엔 1명을 제외한 15명으로 진행했다. 심판 내부에서도 "경각심이 떨어진 것 같다. 세대교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K리그 관계자들은 심판이 '권위만 내세운다'며 답답함을 토로한다. B구단 관계자는 "심판 판정에 대해서는 말을 할 수가 없다. 입을 틀어 막고 있다"고 했다. C구단 관계자도 "사실 지금 이렇게 말하면서도 걱정인 것은 '괜히 또 우리 구단 미워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소통의 부재다. 심판 관리가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대한축구협회로 이관된 뒤 소통창구 자체가 사라졌단 평가가 나온다. 심판 판정 질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일부 구단은 오심으로 피해를 봤다. 하지만 공식 질의를 해도 정식으로 답변을 듣기 어렵다는 토로가 나온다. D구단 관계자는 "오심에 대한 통보도 구단이 듣는 게 아니다. 묻고 물어야 겨우 들을 수 있다. 당사자들에게 말을 잘 해주지 않는다"고 했다. 심판진은 지난해 8월 심판간담회를 열어 소통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도 답답함은 계속됐다는 평가다. 현장에 참석했던 E관계자는 "K리그 감독들이 너무 많이 질문하면 옆 자리 감독들이 자제시키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자칫 구단에 불이익이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서 '너무 많이 하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등에선 판정과 관련해 소통을 확대하려는 분위기다. 국제축구평의회(IFAB)는 2023년 모로코에서 열린 FIFA 클럽월드컵에서 처음으로 판정 설명을 도입했다. IFAB는 '심판들이 경기장을 찾거나 또는 중계방송 통해 경기를 보는 대중에게 비디오판독(VAR) 관련 결정 사항을 실시간으로 전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EPL은 SNS를 통해 VAR 판정 설명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타 프로 종목도 흐름은 마찬가지다. 프로야구(KBO)는 2023년부터 비디오판독 직후 영상을 실시간으로 각 구장 전광판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KBO VAR 센터를 통해 관련 내용을 기록으로 남기기도 한다. 남자프로농구(KBL)는 한 발 더 나아가 2020년 1월 31일부터 VAR 시행 시 판독관이 직접 판독에 대한 안내 및 판독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프로배구(KOVO)도 VAR 판독 장면을 전광판에 노출해 관중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각에선 "요즘 시대의 화두는 공정함이다. 밀실 행정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잘못된 부분을 수정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소통이 실종된 시대착오적 K리그 심판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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