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증시 영향은 제한적…실제 영향보다 공포심이 더 문제"
성장주보단 가치주가 안전…호텔레저·운송 등 공매도 타깃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오는 31일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다.
전 종목에 대한 공매도 재개는 2020년 3월 이후 무려 5년 만으로, 시장은 외국인 투자자 복귀에 대한 기대감과 시장의 매도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해 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팔았다가 주가가 내려가면 싸게 사서 갚아 이익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
◇ 공매도 재개하면 지수 하락? 실제 영향 미미…공포심이 더 크게 작용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현 시점에서 공매도 재개가 당장 증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신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 분석을 통해 "공매도 재개 전후 증시의 1개월 수익률 및 변동성을 보면 공매도로 인한 증시의 충격은 제한적이었다"며 "이번 공매도 재개 역시 증시 자체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그는 공매도 재개 이후 공매도 강도가 높은 업종군, 고밸류 종목군의 수익률을 각각 비교했을 때 오히려 고밸류 종목군의 수익률이 더 부진했던 점을 들어 '노시보 효과'에 주목했다.
'노시보 '효과는 플라시보 효과의 반대말로,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본래 약효보다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즉, 공매도 시스템의 영향보다 공매도 재개 그 자체가 만들어낸 공포심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의미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공매도는 하락 시 낙폭을 더 키우는 요소이지만, 이 주장이 힘을 얻으려면 주가가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게 상승했어야 한다"며 지수가 저평가 구간에 있는 현재 국내 증시 상황에서는 맞지 않는다고 봤다.
증시 수급의 중심축이 개인투자자에서 지수 방어의 성격을 가진 연기금으로 옮겨갔다는 점도 주목해볼 만하다.
조창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속된 외국인 순매도로 인해 외국인 지분율이 충분히 낮아져 있는 만큼 단기 수급 회복의 트리거로 작용할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했다.
◇ '공매도 타깃' 피해 가려면…성장주보단 가치주
국내 증시는 작년 하반기 긴 조정 기간을 거치면서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상태로 업종 전반의 매도 압력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공매도의 영향은 특정 업종·종목에 국한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투자자들로서는 공매도의 '타깃'이 될 업종·종목을 예상하고 피해 갈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가치주 투자가 유리할 것으로 봤다.
노동길 연구원은 "공매도가 기본적으로 주가가 많이 올랐거나 고평가된 종목군을 위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높은 밸류를 받는 성장주는 주요 타깃이 될 수 있다"며 "3번의 공매도 재개 시기 모두 단기적으로 성장주 대비 가치주가 아웃퍼폼하는 패턴이 나타났다"고 했다.
조 연구원은 "공매도는 '현재 가격보다 실제 가치가 낮을 것'이라는 믿음에 근거한 투자 판단"이라며 "가장 기본적인 공매도 투자전략은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곳으로 향하게 된다"고 했다.
역시 성장주가 공매도 사정권에 들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과거 공매도 재개 사례에서 코스피는 공매도 금지 전 공매도 잔고가 많았던 업종에 다시 공매도가 몰리는 패턴이 나타났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측면에서 다수 전문가들은 호텔/레저, 운송, 디스플레이, IT가전, 증권, 보험, 조선, 화학 등에 공매도 비중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 역시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공매도 대금이 증가해도 성장이 동반되면 수익률이 양호했다"며 "공매도 대상이 된다는 것이 꼭 주가 하락으로 귀결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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