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군부에 맞선 시민군이 민주주의를 지키려다 산화한 5·18 민주화운동 45주년이 다가왔지만, 이를 둘러싼 왜곡은 여전히 끊이질 않고 있다.
오월 단체는 1980년 당시 학살을 자행한 신군부 세력에 대한 미흡한 단죄가 꼬리를 물어 거듭되는 왜곡의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9일 5·18 기념재단에 따르면 1980년 광주에서 일어난 열흘간의 항쟁인 5·18의 진상을 왜곡하고 희생된 오월 영령을 모독하는 행태가 45년째 근절되지 않고 있다.
희생자 유가족,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안기는 왜곡 행위는 지역을 불문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여러 보수 단체·인물들에 의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만 현수막·출판물 등을 통해 5·18 관련 허위 사실이 여러 차례 유포됐고, 5·18 기념재단은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총 11건의 고발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5·18을 폄훼하는 이들은 진상규명 조사를 통해 거짓이라고 밝혀진 '북한 특수군 개입설'을 사실인 것처럼 호도하고, 공공연한 자리에서 '5·18은 폭동'이라고 표현하며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있다.
이러한 왜곡은 세대를 뛰어넘어 반복되고 있는데, 개발자가 꿈이라는 청소년들은 로블록스 내 역사 왜곡 게임을 제작해 돈을 받고 온라인상에 배포해 검찰로 넘겨졌고, 광주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일부 보수 유튜버들은 5·18을 재차 폄훼해 기념재단이 형사 고발을 논의하고 있다.
오월 단체는 신군부 세력의 만행에 대한 단죄 부재가 왜곡의 뿌리를 뽑지 못한 원인으로 꼽았다.
5·18이 민주주의를 위한 숭고한 항쟁이자 역사적 사실이라는 사실을 많은 사람이 알지 못하고, 왜곡 행위 자체가 그릇됐다는 인식도 없다는 주장이다.
실제 전두환 등 신군부 핵심 세력은 1990년대 말 법정에 섰지만, 두 해 남짓 복역 후 사면됐고, 5·18에 대한 사죄나 책임을 끝내 인정하지 않고 숨졌다.
5·18 기념재단 관계자는 "대한민국 과거사 청산을 미완으로 남겨 왜곡의 빌미를 제공했다"며 "이 때문에 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각종 망언과 음모론이 꾸준히 제기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된 역사관이 후대까지 지속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왜곡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을 추종하거나 그들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후손들도 처벌할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5·18 기념재단은 지난달 1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토론회에서 "피를 흘릴 각오가 우리는 과연 돼 있을까"라는 발언을 한 전두환의 장남 전재국에 대한 법적 조치 가능 여부를 법률 자문 등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da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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