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치열했다. 하지만 아무도 웃지 못했다.
전북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의 '멸망전' 결과는 무승부였다. 전북과 포항은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5라운드에서 난타전 끝에 2대2로 비겼다.
위기의 두 팀이었다. 전북은 지난 시드니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2 8강 2차전에서 충격적인 2대3 역전패를 당했다. 앞서 홈에서 열린 1차전과 리그 2연패까지, 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3월 들어 전패였다. 겨우내 공을 들여 거스 포옛 감독을 선임했지만,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내려갔던 부진에서 여전히 탈출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포항은 올 시즌 들어 한차례도 승리하지 못했다. ACL 엘리트 포함 1무4패였다. 2월에는 전패를 당했다. 충격적인 4연패를 당하다, 지난 대구FC와의 경기에서 0대0 무승부를 거두며 연패를 끊은 것이 그나마 수확이었다.
반전이 절실한 두 팀이었다. 상황은 달랐다. 포항은 지난 라운드 광주FC와의 경기가 광주의 ACL 엘리트 일정으로 연기되며, 2주간의 꿀맛 같은 휴식을 취했다. 반면 전북은 험난한 시드니 원정을 다녀왔다. 단 1시간 훈련을 진행하고 이날 경기에 나섰다. 좋았던 날씨마저 이날 추위로 바뀌는 변수까지 있었다.
포옛 감독은 "어차피 11대 11이다. 핑계는 없다. 상대가 세계 최강도 아니고, 우리도 세계 최악이 아니다. 연패 중이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우리도 경험해 봐서 알지만, 아무래도 육체적으로, 심리적으로 극복할게 있고, 극복 못할게 있더라. 오늘 이런 부분을 파고들 생각이다. 후반 체력 우위를 앞세워 공격적으로 임할 생각"이라고 했다.
전반에는 전북이 미소를 지었다. 초반 위기를 넘긴 전북은 전반 24분 전진우의 선제골과 29분 박재용의 추가골을 묶어 2-0 리드를 잡았다. 시즌 내내 포항의 발목을 잡던 수비 불안은 이날도 반복됐다.
후반 기류가 바뀌었다. 후반 5분 이태석이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만회골을 넣었다. 2분 뒤 대변수가 찾아왔다. 한국영이 태클 과정에서 한찬희의 다리를 가격하며 퇴장 당했다. 팽팽했던 흐름은 단숨에 포항으로 넘어갔다. 포항은 주닝요, 이동희 백성동 등의 부상으로 벤치에 앉았던 젊은 선수들을 과감하게 투입했다. 이 카드는 주효했다. 후반 38분 교체로 들어간 강현제와 조상혁이 동점골을 합작했다. 조상혁의 데뷔골이었다. 결국 승부는 2대2로 끝이 났다.
경기 후 양 팀 감독은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포옛 감독은 "오늘 경기의 제목은 '항상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가 아닐까"라고 했고, 박 감독은 "간절하게 이기고 싶었는데 쉽지 않다"고 안타까워했다.
포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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