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정말 일부러 하는 거 아닙니다."
키움 히어로즈는 '전체 1순위 신인' 정현우로 많은 주목을 받는 팀이다. 1순위 상징성도 있고, 그 순위에 걸맞은 실력을 갖춰 일찌감치 팀 4선발 자리를 꿰찼다. 4선발을 넘어 지금 가진 실력으로도 신인왕에 도전하기에 충분하다는 전문가 분석이 많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신인왕이 되려면 일단 기회를 받아야 하는데, 선발 요원이 많지 않은 팀 사정상 크게 아프거나 지치지만 않는다면 정현우는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지킬 전망.
하지만 정현우만 있는 게 아니다. 이 선수의 등장에 팬들의 호기심이 증폭되고 있다. 오히려 스타성은 이 쪽이 더 있다. 19세 고졸 신인이라고 믿기 힘든 파괴력과 당당함이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3루수 여동욱. 대구상원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에 키움 지명을 받았다. 고교 시절 이미 장타력, 수비력을 모두 갖춘 대형 3루수 유망주로 조명을 받았었다.
대만 2차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시범경기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며 3루 주전 경쟁 우위를 점했다. 10경기 타율 2할1푼4리 2타점. 초라하다. 그런데 뭐가 인상적이느냐. 홈런 2개를 쳤다. 강렬했다. 시범경이 통틀어 첫 번째 타석과 마지막 타석에서 홈런을 쳤다. 8일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 7회 푸이그의 대타로 나가 장외 홈런을 쳐버렸다. 그리고 18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마지막 타석인 8회 극적 결승포를 쏘아올렸다. 이렇게 시나리오를 쓰기도 힘들다.
여기에 더 강렬한 건 배트플립. 일명 '빠던'. NC전 장외홈런에 짜릿한 손맛을 느꼈는지, 프로 십수년차나 할 수 있는 화려한 빠던을 하고 베이스를 돌 때는 신인처럼 전력질주 하는 모습이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일부러 한 것 아닙니다'라고 사과하는 것 처럼.
롯데전 결승포를 때릴 때도 너무 좋았는지, 자기도 모르게 방망이를 던져버렸다. 최근에는 빠던이 많이 대중화(?) 됐지만, 19세 선수가 너무 대놓고 방망이 쇼를 하면 다른 팀 선배들의 눈에 거슬릴 수 있다.
여동욱은 롯데전 빠던에 대해 "진짜요?"라며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정말 나도 모르게 나온다. 일부러 던지는 건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2번 연속 너무 완벽하게 빠던 쇼를 해 아무도 안믿겠다고 하자 "홈런 칠 때는 나도 모르게 나오는 거 같은데, 정말 일부러 하는 거 아니다.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홍원기 감독님은 '빠던 해도 되니, 타석에서는 공에만 집중하라'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말하며 쑥스럽게 웃었다.
홍 감독은 어린 선수가 괜히 타격 외적인 문제에 신경을 쓰다, 밸런스가 흐트러질까 그것마저 걱정을 한 것이다. 그런데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잘 맞으면 절대 방망이 안 던져야지'라고 다음을 생각하는 순간부터 그 전의 것들이 모두 꼬일 수 있다. 차라리 상대팀 선배 투수들에게 "절대 의도적으로, 기분 나쁘게 해드리려 하는게 아닙니다"라고 홍보를 한 번 하는게 나을 듯 하기도 하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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