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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는 바둑이 최고의 두뇌 스포츠로 추앙받던 90년대를 배경으로, 전 세계가 인정한 바둑 레전드 조훈현 국수(國手)와 이창호 국수를 실제 모델로 삼아 만든 작품이다. 제자로부터 정상을 지켜야 하는 스승과 스승을 꺾어야 정상을 차지할 수 있는 제자의 치열한 승부를 전면에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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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 인물인 조훈현 국수와 이창호 국수는 영화를 어떻게 봤을까. 김형주 감독은 "조훈현 국수가 시사회 때 와서 영화를 봤다. 직접 듣지 못했지만 스태프를 통해 '영화를 너무 재미있게 봤고 그때의 감정과 기분이 되살아난 것 같다'라는 평을 해줬다고 전해 들었다. 인상적이었던 평가는 영화 속 이병헌 선배가 했던 것처럼 본인 스스로는 '좋은 선생이었나?'라며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하더라"며 "아쉬운 부분도 이야기를 해줬는데 조훈현 국수가 바닥을 치고 재기하는 과정이 영화에는 축약돼 나왔다는 것이었다. 실제 재기하기까지 과정이 굉장히 힘들고 쉽지 않았는데 너무 짧게 다뤄졌다고 하더라. 솔직히 영화 촬영 때 찍어놓은 분량이 많았지만 길게 보여준다고 해서 관객이 그 감정을 온전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간략하게 축약해 설명했다. 연출한 감독으로서 실제 조훈현 국수가 영화를 볼 때 기분이 상할까봐 조마조마한 순간도 있었다. 영화 초반 조훈현 국수를 연기한 이병헌의 소인배적인 모습이 담겨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특별하게 언급은 없었다. 처음부터 조훈현 국수는 이 영화에 대해 허락했을 때 쿨하게 모든 것을 맡겼다. 다만 딱 두 가지 부탁만 있었다. 이병헌이 바둑돌만 제대로 잡았으면 좋겠다는 것과 이전의 바둑 소재 영화들이 너무 폭력적이었는데 그런 부분은 안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 두 가지를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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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김형주 감독은 유아인의 마약 스캔들로 영화가 개봉까지 여러 풍파를 겪게 된 것에 대해 "그 사건이 터지고 몇 달은 술만 진창 먹으며 세월을 보냈던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더라. 인생이 늘 좋을 수만 없지만 이런 일을 겪게 되니 지난 내 인생도 돌아보고. '내가 잘못 살았나' 싶은 생각도 하게 됐다. 이슈는 이슈로 덮는다고 하지 않나? 그 이슈를 덮기 위해 나는 그 사이 결혼을 하기도 했다"고 씁쓸하게 웃어 넘겼다.
그는 "처음엔 이 사건이 보도됐을 때 (유아인의) 실명이 나오지 않았다. 기사를 보면서 '누가 또 사고를 쳤나?' 싶었는데 다름아닌 '승부'의 유아인이더라. 처음엔 안 믿겼다. 나 조차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했다. 우리 영화가 어딘가 묻힐 수도 있겠구나 싶었고 일련의 과정을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빨리 다음 작품 준비하자 싶었는데, 내 경우에는 작품 하나를 보내야 새 작품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생겨서 그런 부분에서도 막막했다"고 곱씹었다.
또 "사건이 터지고 최근 유아인의 석방 소식까지 들었는데 개봉을 앞두고 따로 연락을 받지 못했다. 원래도 배우들과 스킨십이 많은 감독이 아니다. '승부' 개봉을 하기까지 유아인을 본 것은 촬영 이외에 지난해 유아인의 부친상 때 조문을 가서 얼굴을 본 게 다였던 것 같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긴 대화를 하지 않았지만 유아인이 내게 '죽을죄를 지었다', '드릴 말이 없다'라는 사과를 했다. 잘못을 저질렀으니까. 본인을 위해서도 잘 재활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김형주 감독은 "이번 작품을 계기로 내 멘탈은 단단해졌다. 어지간해서 흔들리지 않는 감독이 된 것 같다. 요즘 극장 시장이 너무 안 좋지만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 극장에 개봉을 하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한다. 내가 e스포츠를 좋아하고 특히 T1의 오너라는 선수의 팬인데 그 선수가 과거 우승의 문턱에서 좌절하고 한 말이 있다. '얼마나 예쁜 꽃이 피려고 하나'라는 말인데 그 말이 내게도 정말 힘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승부'는 이병헌 유아인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김강훈 등이 출연했고 '보안관'의 김형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6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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