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 대표팀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여줬던 핵심 선수들이기에 공백이 티가 났던 3월 A매치였다.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25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요르단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8차전에서 1대1로 비겼다. 앞선 오만전에선 1대1 무승부에 그쳤던 한국은 홈 두 경기를 연속 '무승'으로 마감했다. 승점 16점(4승4무)으로 조 1위 자리를 지킨 한국은 이번 7, 8차전을 승리 없이 마쳤지만, 3위 이라크(승점 12)가 팔레스타인에 패하며 9, 10차전 중 한 경기만 비겨도 본선행을 확정할 수 있게 됐다.
본선 진출이 가까워졌기에 경기력에 대한 아쉬움이 더 컸다.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두 경기 모두 선봉에 나서며 분투했지만, 승리 방정식을 쉽게 찾지 못했다. 오만을 상대로는 수비 집중력과 창의성이 부족했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대신 선발로 나선 조유민(샤르자) 권경원(코르파칸 클럽)은 오만의 공세에 흔들리며 후반 막판 실점을 허용했다. 선제골을 도우며 활로를 뚫었던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부상으로 빠지자 공격에서의 답답함이 배로 늘었다. 요르단전에선 손흥민 원톱이라는 강수를 시도했다. 오만전보다 위협적인 공격은 늘었으나,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강인의 자리를 채운 이동경(김천) 양민혁(QPR)의 활약도 인상적이지 못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황인범(페예노르트)이 중원에서 뛰어난 영향력을 발휘한 점만이 돋보였다.
대표팀 핵심 라인의 부재가 크게 느껴졌다. 김민재 황인범 이강인이 자리를 비웠다. 김민재는 부상으로 소집 자체가 불가능했다. 황인범과 이강인은 부상으로 각각 오만전과 요르단전에 결장했다. 3차예선 돌입 이후 김민재 황인범 이강인이 함께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은 이번 3월 A매치가 처음이다. 앞선 6번의 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출전했다. 꾸준한 경기 소화 능력을 보여줬다. 세 선수가 선발로 활약한 오만과의 2차전, 요르단과의 3차전에선 모두 승리했다.
공백의 결과는 뼈아팠지만, 세 선수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홍명보 감독도 단순한 전술적인 선택으로 빈자리를 메우는 것이 쉽지 않다. 김민재는 수비의 핵이다. 수비 뒷공간 커버와 단단한 수비력을 갖춘 '괴물' 김민재의 존재 자체가 수비진에 안정감을 더해준다. 황인범의 경우 활동량과 패스 시도, 탈압박에서 압도적이다. 역할도 다양하다. 중원 사령관으로서 공격 활로를 뚫고, 동료의 위치까지 지정한다. 수비 가담도 적극적이다. 이강인은 플레이메이킹이 가능한 선수다. 매 경기 파이널 서드 지역에서 공격 작업의 중심으로 활약했다. 강력한 왼발도 상대를 위협할 무기다. 한 명의 부재 자체가 대표팀에 큰 타격인 선수들이다.
물론 백업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 주전 선수들의 이탈은 본선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당시 김민재의 부상을 경험한 바 있다. 황인범과 이강인도 마찬가지다. 황인범은 오랜 기간 한국 대표팀 중원의 엔진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소속팀(페예노르트)에서 경기가 늘어나며 과부하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강인이 없는 상황에서 공격에 창의성을 더해줄 선수 옵션과 전술적인 변화도 준비되어야 한다. 언제나 100%일 수는 없더라도, 홍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에 알맞은 자원들이 벤치에도 준비되어 있어야 경기력 유지가 가능하다. 월드컵 본선 전까지 경쟁력 있는 팀을 위한 시도는 멈출 수 없다. 핵심 선수의 이탈은 '필요한 시련'일 수 있다. 플랜B를 준비하기 위한 홍 감독의 고민이 중요해진 시점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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