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창원 LG가 치열한 2위 싸움에서 다시 달아났다.
LG는 30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벌어진 '2024~2025 KCC 프로농구' 부산 KCC와의 원정경기서 97대72로 크게 이겼다.
연패를 피하며 32승19패를 기록한 LG는 수원 KT(31승19패)를 반 게임 차로 밀어내며 단독 2위를 탈환했다.
이날 경기 전 두 팀의 분위기는 극명하게 갈렸다. KCC는 딱히 동기부여랄 게 없었다. 이틀 전,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에서 패하며 6강 탈락이 확정된 가운데 핵심 전력 최준용 송교창이 여전히 부상 이탈 중이다. 선수들의 사기마저 바닥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런 상황을 모를 리 없는 전창진 KCC 감독은 선수들의 마음가짐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었다. "기가 꺾이고 자신감을 잃으면 구심점이 사라지는 것도 있지만 팬들을 위해서 목표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즌 마지막 홈 4연전 중 2경기째를 맞은 KCC로서는 올 시즌 맞대결 5연패를 당한 LG에 또 무기력하게 당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에 반해 LG는 이기고 싶은 이유가 차고도 넘쳤다. 4강 직행권이 걸린 2위 경쟁에서 한층 다급해졌다. 이틀 전,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서울 SK에 1점 차 석패를 당한 대신 2위 경쟁자 수원 KT가 4연승을 하는 바람에 공동 2위가 됐다. 그동안 선수들이 부담 가질까봐 일부러 '2위' 언급을 자제하던 조상현 LG 감독은 이날 "4강 플레이오프 직행하고 싶은 마음이 확실히 크다. 그렇기에 28일 경기(SK전)가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라며 조급해진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더구나 KT와의 시즌 상대전적에서 2승4패 열세이기 때문에 자력 1승 추가가 절실했다.
이런 상반된 분위기는 코트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KCC는 투혼의 식스맨 김동현을 오래 기용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전 감독은 이날 최근 LG에서 맹활약 상승 흐름을 탄 에이스 유기상을 막기 위해 김동현을 선발 투입했다. 김동현이 유기상을 매치업할 때는 무득점으로 꽁꽁 묶는 등 그런대로 잘 버티던 KCC였다. 하지만 1쿼터 종료 23.8초 전 김동현이 파울트러블(파울 3개)에 걸려 허웅과 교체되면서 KCC의 수비 조직력은 급격하게 무너졌다.
KCC의 패색은 일찌감치 나왔다. 2쿼터 시작 후 4분여 동안 무려 9점을 내주는 대신 무득점에 그치며 순식간에 15점 차(16-31)로 벌어졌다. 이 점수 차를 지켜내며 전반을 마친 LG는 3쿼터 초반 상대의 압박수비 부담을 던 유기상의 연속 3점슛을 앞세워 확실하게 승기를 잡았다.
여기에 KCC는 설상가상, 대형 악재를 만났다. 팀 내에서 유일하게 주 득점원 역할을 하던 1옵션 외국인 선수 캐디 라렌이 3쿼터 종료 2분12초 전, 테크니컬파울 누적(2개)으로 퇴장당했다. 라렌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짜증이 났던지, 정상적인 파울 저지를 당한 이후 상대 선수에게 공을 던지는, 똑같은 비신사적 행위를 연거푸 저질렀다.
라렌의 퇴장이 자극이 되기는 했다. 교체 투입된 도노반 스미스가 내외곽에서 뒤늦게 분전하며 취약해진 KCC의 공격력을 메워줬다. 하지만 너무 벌어진 점수 차가 KCC에겐 야속했다.
KCC가 추격하는 만큼 LG는 달아나기 일쑤여서 점수 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4쿼터 초반 허웅의 외곽포가 연달어 터졌지만 유기상이 3점슛으로 찬물을 뿌리는 바람에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 부상 복귀 이후 2번째 경기를 맞은 허웅이 20득점으로 분전했지만 일찍 기울어진 기세를 회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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