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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애도 기간 의견 묵살? 왜 묵묵부답인가" 양의지 작심 발언 이후, 팬들이 현수막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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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트럭 시위를 진행했던 팬들이 이번에는 현수막 시위에 나섰다.

KBO리그 10개 구단 여성팬 일동은 강력한 항의의 뜻을 담아 4월 2일과 3일 이틀간 트럭 시위에 나섰다. 시위 트럭은 서울 강남구 KBO 본사와 창원시청, 창원 시설 공단 및 주중 시리즈가 진행되는 잠실, 수원, 대전, 광주 구장 앞에서 진행됐다.

도화선은 지난달 29일 창원 NC파크에서 일어난 관중 3명 부상과 사망 사건 이후 대처다. 지난달 29일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창원 NC파크를 찾았던 20대 A씨는 4번 게이트 3루 쪽 콘코스 매점 위 17.5m 높이의 벽면에서 떨어진 구조물에 맞아 머리를 크게 다쳤다.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 수술을 받았으나 31일 오전 끝내 사망했다. A씨와 함께 야구장을 찾은 10대 동생 B씨도 쇄골 골절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또다른 관중 C씨도 다리 부위에 외상을 입었다.

KBO와 NC는 지난 30일 NC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를 취소했다. KBO는 4월 1일부터 3일까지 열릴 예정이던 SSG 랜더스와의 홈 3연전도 연기했다. 또 4월 1일부터 3일까지를 애도 기간으로 정했고, 4월 1일은 희생자를 추모하며 퓨처스리그 포함 모든 KBO리그 경기를 실시하지 않았다. 창원 외 구장 경기는 2일부터 재개된 상태다.

KBO리그 10개 구단 여성팬 일동은 해당 사고는 국내 프로스포츠 역사상 유례 없는 인명 사고이며, 전적으로 KBO와 창원시의 부실한 안전 관리와 책임 소재 회피에서 비롯됐다"면서 "현장에는 총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그라운드 밖에서 발생했다는 이유로 아무런 공지 없이 경기를 강행했다"고 비판하면서 "구장의 소유주인 창원시는 뒤로 물러나 구단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사고의 원인인 외벽 구조물은 창원시가 설치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점검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으며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팬들은 요구 사항으로 "KBO는 리그 운영과 수익 창출을 위해 관중 안전을 외면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이번 사고에 대한 진상 규명과 명확한 책임 소재를 밝히고 책임을 질 것"을 1차적으로 주장하면서 "창원시는 더 이상의 책임 회피를 멈추고 '창원 NC파크'에 대한 전면적인 안전 점검과 함께 사고 수습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에 적극 협조할 것"을 요청했다. 이어 "KBO는 각 구장에 대한 통합적이고 실질적인 안전 관리 규정과 관객 안정 매뉴얼을 마련하고, 모든 구단과 협의해 시행할 것" 또한 희망했다.

이어 5일에는 경기가 열리는 5개 구장 앞에 현수막 시위를 개시했다. 이날 서울 잠실구장, 고척스카이돔, 인천 SSG랜더스필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부산 사직구장 앞 대로변에는 팬들의 항의 메시지가 담긴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팬 일동은 "선수들이 KBO 측에 3일 경기 중단을 요청 했음에도 묵살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총재의 계속되는 묵묵부답과 다른 행보는 계속 기사화되는 행위 등에 분노해 현수막 시위도 이어서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두산 양의지의 최근 인터뷰 멘트가 기폭제가 됐다. 양의지는 경기가 재개된 지난 3일 잠실 키움전이 끝난 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저도 4년 동안 있었던 곳이다. NC 팬분께서 안타까운 사고를 당하셨다. 마음이 무겁고 '솔직히 경기를 해야 되나'라는 생각이 많았다"면서 "딱 3일 정도 애도 기간을 가졌으면 싶었다. 좀 그렇더라. 나도 아빠이고 가장이다. 끔찍한 일이다. 선수협에서도 이야기가 나왔는데 (KBO가)통보를 하더라. 항상 소통을 한다지만 전혀 그런 게 없다. KBO 입장도 있지만 선수들 마음도 있으니까 좀 더 소통을 했으면 좋겠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팬 일동은 "이번 시위는 '팬의 안전보다 흥행과 일정을 우선시하는 리그 운영'에 대한 팬들의 절박한 문제 제기다. 경기장 안팎에서 팬의 생명이 위협 받는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관련 단체들이 책임 있는 자세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