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두산 베어스 거포 양석환이 롯데 자이언츠에 '선전포고'를 날렸다.
양석환은 6일 부산 롯데전에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1홈런 5타점 활약하며 15대12 역전승에 앞장섰다. 8회초 홈런을 치고 취한 행동이 야구 팬들을 열광시켰다. 두산 팬들에겐 짜릿함을, 롯데 팬들에겐 분노를, 타 팀 팬들에겐 '꿀잼 볼거리'를 제공했다.
양석환은 노골적으로 자극적인 세리머니를 펼쳤다. 다리를 쩍 벌리고 타구를 감상했다. 홈런임을 확인하고 오른손 검지를 들어 머리 위로 찔렀다. 그리고는 두 손으로 방망이를 매우 큰 동작으로 힘껏 던졌다.
역전 재역전을 거듭하는 난타전이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이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까지 당했다. 감정이 충분히 격양될 만한 경기였다.
물론 그전에 롯데와 양석환 사이에 어떠한 내막이 있었는지는 그들만이 알 것이다. 밑도 끝도 없이 이렇게 대뜸 과도한 '빠던'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
그와는 별개로 롯데가 다음 맞대결에 어떻게 나올 것인지가 궁금하다. 이날은 경기가 워낙 급박하게 흘러간 탓에 세리머니에 반응할 틈이 없었다. 홈런을 맞았지만 여전히 2점 차였고 아직은 승부에 집중해야 했다. 8회였기 때문에 일단은 경기가 더 중요했다. 하지만 새 경기가 시작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롯데는 충분히 '응징'할 기회를 얻는다.
메이저리그였다면 빈볼 수순이다. 우리 선수가 위협구에 노출을 당했을 때, 반복적으로 사구가 나왔을 때, 상대의 거친 플레이 탓에 부상을 당했을 때, 혹은 이렇게 도발이나 조롱을 당했을 때 가장 보편적으로 보복하는 수단이 빈볼이다.
KBO리그에서는 빈볼을 지양하는 추세다.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메이저리그와 문화가 다르다. 메이저리그는 빈볼을 '동료 보호'라는 개념으로 인정하지만 KBO리그에서는 보복이나 폭력에 가깝게 인식되고 있다. 또한 KBO리그는 선수끼리 건너건너 다 아는 사이다. 경기 후에 주장끼리 만나서 바로 푸는 경우가 잦다. 메이저리그처럼 몇 년 뒤까지 담아뒀다가 반드시 설욕하는 일은 드물다. 경기장에서 일어난 일은 경기장에 묻고 떠나곤 한다.
다만 양석환에게 홈런을 맞은 투수는 올해 고졸신인 박세현이다. 프로 데뷔전이었다. 첫 상대가 양석환이었다. 막내가 그렇게 굴욕을 당했다. 당사자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정작 팬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당해도 가만히 있는 팀이라는 이미지는 결코 달갑지 않다.
롯데도 똑같이 오버액션으로 돌려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롯데가 또 상상도 못할 '빠던'이나 세리머니로 되갚아 준다면 볼거리는 더욱 풍성해질 수 있다. 정철원처럼 투수가 어퍼컷을 날리는 것도 좋다. 다음 롯데-두산전은 4월 25일부터 27일까지 잠실에서 열린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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