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타선이 부진할 땐 탄탄한 토종 선발진이 버팀목이 됐다.
이제 조금 숨통이 트이는가 싶은데, 이제 선발진이 말썽이다. 어느덧 고질이 된 '투타 밸런스 붕괴'의 악몽이다.
롯데 자이언츠 나균안은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등판, 4이닝 4실점(3자책)으로 부진한 끝에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교체됐다.
4선발 김진욱이 지난 13일 NC 다이노스전에서 2회를 채우지 못하고 6실점하며 무너졌다. 5선발 나균안마저 5회 이전에 조기 교체됐다.
불펜 뎁스가 약한 롯데로선 선발투수의 긴 이닝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현수가 리그 최다경기에, 정철원이 열흘간 7경기에 등판하는 등 가뜩이나 불펜 과부하에 시달리는 롯데로선 갑갑한 노릇이다.
김진욱은 1⅓이닝 3안타(홈런 2) 6실점 4볼넷으로 무너졌다. 3경기 연속 호투의 잔상을 잊혀지게 한 졸전이었다. 경기전 만난 김태형 롯데 감독은 "자기 공을 던지지 못했다. 제구가 안되는 날이 있다. 제구 잡는다고 살살 던져서야 되겠나. 김진욱이 많은 것을 느낀 경기이길 바란다"며 일침을 던졌다.
하지만 5선발 나균안마저 무너지며 향후 롯데로선 크나큰 고민을 안게 됐다. 그것도 상대가 최하위팀 키움 히어로즈이기에 더욱 머리를 감싸쥘 상황이다.
1회는 상큼했다. 리드오프 송성문을 1루 땅볼, 카디네스-이주형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좋았던 분위기는 바로 깨졌다. 2회 키움 선두타자 최주환이 10구까지 물고 늘어진 끝에 안타로 출루하면서 나균안의 밸런스가 흔들렸다. 1사 후 박주홍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이 나오면서 1사 1,2루.
여기서 키움 신인 전태현의 타구가 1루수 나승엽 앞에서 불규칙 바운드가 되며 적시타로 이어졌다. 여기에 롯데 우익수 장두성의 홈송구가 포수 유강남에 맞고 빠지는 사이 두번째 주자까지 홈을 밟았다. 이어 김재현의 2루타까지 터지며 순식간에 키움이 3점을 따냈다.
나균안은 후속타를 잘 끊고 2회를 마무리지었지만, 3회 시작과 함께 키움 이주형의 기습번트에 또 흔들렸다. 이어 최주환이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려내며 4점째를 허용했다.
4회는 3자 범퇴로 잘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미 투구수는 76개에 달했다. 5회초 첫 타자 카디네스에게 7구 승부 끝에 몸에맞는볼을 내줬고, 더이상은 버틸 수 없었다.
직구(33개) 최고구속은 149㎞까지 나왔고,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주무기인 포크볼(39개)이 잘 먹히지 않았다. 필요할 때 감기지 않고 밋밋하게 들어가면서 번번이 통타당했다.
롯데의 2번째 투수 정현수는 이주형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다음 타자 최주환 타석 때 절묘한 견제로 카디네스를 협살 상황에 빠뜨렸다.
하지만 협살에 서툰 롯데 내야진이 문제였다. 사이를 좁히지 않고 성급하게 송구한 공이 주자의 등에 맞고 흘렀고, 그 사이 카디네스는 3루까지 진출했다. 최주환이 좌익선상 2루타를 치며 점수차를 더욱 벌렸다.
실책은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언제나 투수의 흔들림, 그리고 추가 실책과 함께 오기 마련이다. 그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강팀과 약팀의 차이를 가른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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