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클럽에 온 걸 환영한다."
지난 주말 미국에서 끝난, 지상 최고의 골프 축제 '마스터스'. 최근 십수년간 가장 화제가 되고, 감동적인 대회로 마무리 됐다. 전 세계 최고 인기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로리 맥길로이. 세상을 다 가진 사나이였지만 메이저 대회 4개를 제패하는 '그랜드 슬램'의 마지막 방점을 찍지 못하고 있었다. 3개 대회는 2010년대 초반 우승했지만, 유독 마스터스에서만 고전했다. 그리고 17번의 도전 끝에, 마스터스 우승을 확정짓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으니 지켜보는 사람 모두가 감격했다. 그렇게 맥길로이는 역대 6번째 그랜드 슬래머로 세계 골프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맥길로이 전 마지막 그랜드 슬램 달성자는 '슈퍼스타' 타이거 우즈. 무려 25년 전이었다. 우즈는 맥길로이의 우승이 확정되자 "클럽에 가입한 걸 환영한다"며 진심어린 축하를 건넸다.
KBO리그 KIA 타이거즈에도 새로운 '클럽'이 결성됐다. 무슨 사연일까.
개막 후 분위기가 좋지 않다. 김도영, 박찬호, 김선빈 등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하위권에 처졌다. 여기에 지난해 통합 우승에 공헌한 좌완 필승조 곽도규는 팔꿈치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어야 했다. KIA 이범호 감독은 "다른 선수들은 돌아올 수 있다지만, 곽도규는 수술을 해야하는 상황이라 너무 안타깝게 생각한다. 빨리 수술 받고 쾌유해 앞으로 선수 생활을 더 멋지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위로를 전했다.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도 KIA는 15일 KT 위즈전에서 에이스 네일의 6이닝 무실점 쾌투 속에 1대0 신승을 거뒀다. 동료의 부상은 가슴 아프지만, 프로 선수이기에 당장 오늘의 시합에 집중해야 한다. 이겨야 좋지 않은 분위기도 바꿀 수 있다.
네일에게 곽도규는 더욱 애착이 가는 후배일 수밖에 없다. 곽도규는 고교 시절부터 영어 공부에 열심이었다. TV 예능 프로그램에도 나와 영어에 얼마나 진심인지 보여줬다. 지난해부터 함께 한 네일과도 자주 대화를 나누는 친숙한 사이다.
네일은 KT전 후 곽도규의 수술 얘기가 나오자 "사실 오늘도 만나 장난을 많이 쳤다. 곽도규에게 '클럽에 온 걸 환영한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수술대에 오를 날을 기다리고 있는 선수에게 이 무슨 환영사일까. 네일은 "나도 곽도규와 같은 21세 때 토미존 수술을 받았었다"고 설명했다. 장난이 섞였지만 그 안에 진심어린 위로의 뜻이 담겨있다. 다른 사람은 쉽게 경험해보지 못한 아픔. 이를 공유하면서 곽도규는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네일은 곧바로 "어린 선수지만, 굉장히 강한 심장을 갖고 있다. 이번 계기를 통해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거라 믿는다"며 진지한 응원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여러모로 참 잘 뽑아온 외국인 투수다.
광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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