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영웅은 난세에 빛난다.
에이스의 으뜸 덕목은 팀의 연패를 끊어주는 스토퍼 역할이다.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이 조금은 무거운 마음으로 시즌 4번째 등판에 나선다.
상대는 현 시점 '절대 1강' LG 트윈스다. 쌍둥이 군단 타선이 무서워서가 아니다.
다만, 팀 내부가 문제다. 분위기가 조금 어수선, 뒤숭숭 해서다. 삼성은 4연패중이다. 시즌 초 활화산 타선을 앞세워 승승장구했지만 어느덧 먼 기억이 됐다. 지난 주말 수원에서 KT 위즈에 2연패, 이번 주중 잠실에서 LG에 2연패 중이다.
3월 8경기 0.295의 타율에 12홈런으로 불 타오르던 타선이 4월 들어 타율 0.232, 9홈런으로 차갑게 식었다. 특히 LG를 만나 첫 경기에 팀 노히트노런을 당한 뒤 두번째 경기도 2득점에 그쳤다.
홈-원정 편차도 심하다. 홈에서 7승4패, 원정에서 3승6패다.
팀 타선의 편식도 심각할 정도다. 홈 11경기 0.294의 타율과 20홈런, 원정 9경기 0.208에 1홈런이다.
삼성이 만날 투수는 송승기다. 지난달 13일 시범경기 때 처음 만났다. 3이닝 5안타 3볼넷 3득점으로 비교적 공략을 잘했다.
하지만 지금은 전체적으로 삼성 타자들의 사이클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4번 강민호도 전날 경기에서 홈 충돌로 타박상을 입었다. "손주영보다 구위가 좋다"는 좌완 영건을 상대로 어느 정도 득점 지원을 해줄지 미지수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16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의 인터뷰가 끝날 무렵 "한가지 더 말씀 드리고 싶다"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 박 감독은 "타격감이 떨어진 부분에 대해 프로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서 "노력 없이 뭔가 바라면 안된다. 노력을 해야 그 대가가 있다. 요즘 선수들을 보면 그냥 똑같이 한다. 안 좋을 때와 좋을 때가 같다"면서 "안 좋을 때면 뭔가 노력을 해야 한다. 노력 없이는 대가가 없다. 선수들이 분명히 되짚고 생각하면서 준비를 했으면 싶다"라고 말했다.
난세를 수습할 영웅, 믿을 건 원태인 뿐이다.
초반 LG 타선을 꾹꾹 눌러줘야 승산이 있다. 선취점을 잃으면 자신감이 떨어진 삼성 타자들이 더 조급해질 수 있다.
이래저래 힘 들어가기 딱 좋은 어려운 선발 경기. 고개 한번 흔들지 않는 찰떡 궁합의 선배 포수 강민호도 충돌 부상 여파로 포수 마스크를 쓰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희망은 원태인이란 이름 석자에서 나온다. 그는 늘 절체절명의 순간에 강했다. 2021년 KT 위즈와의 1위 결정전 당시 눈부신 호투를 삼성 팬들은 잊을 수 없다.
그렇게 멀리 갈 것도 없다. 지난해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바로 그 LG를 상대로 6⅔이닝 1실점 역투로 10대5 승리를 이끈 믿음직한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일찌감치 찾아온 삼성의 최대 위기. 청년 에이스가 나선다. 희망을 가져도 좋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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