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배지환(26·인디애나폴리스)의 이름이 또 선발 명단에서 사라졌다. 부상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체력 안배 차원도 아니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다. 선발로 나설 만한 실력이 아니라는 코칭스태프의 판단에 따른 제외일 수 있다.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타격 부진이 결국 배지환을 트리플A 주전자리에서 밀어낸 것으로 보인다.
피츠버그 파이리츠 산하 트리플A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 소속의 배지환은 20일 홈구장인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의 빅토리 필드에서 열린 2025 마이너리그 트리플A 톨레도 머드헨스(디트로이트 산하 트리플A) 전에 선발 제외됐다. 지난 17일 톨레도와의 홈경기 이후 3일 만에 또 선발명단에서 빠진 것이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이날 상대 선발이 왼손 투수 라엘 록하트이기 때문에 좌타자 배지환이 플래툰 시스템에 따라 벤치에 앉았다고 볼 수도 있다. 지난 17일 선발 제외 때도 톨레도 선발은 좌완 베일리 혼이었다.
하지만 이보다는 전반적인 타격 부진이 선발 제외 요인이라고 보는 게 더 맞을 듯 하다. 배지환이 선발 라인업에 복귀한 18일 톨레도 선발 역시 베테랑 좌완투수 디트릭 엔스였다. 엔스는 지난해 KBO리그 LG트윈스에서 선발로 뛰며 13승(5패)을 거둔 바 있다.
리드오프 자리에 돌아온 배지환은 이런 엔스를 상대로 내야안타-2루타-볼넷을 뽑아냈다. 결국 4타수 3안타(2루타 2개)1볼넷 2도루 4득점으로 만점 활약을 펼치며 좌완 투수를 상대로도 경쟁력이 있다는 걸 보여줬다.
무엇보다 타석에서 조급하게 승부하다 자멸하는 패턴을 극복한 것처럼 보였다. 엔스와의 승부에서 1회 첫 타석 때는 초구 기습번트 안타를 친 배지환은 3회 두 번째 승부에서는 0B2S로 불리했던 승부를 참을성 있게 6구까지 이어나간 끝에 2루타를 날렸다. 5회말 세 번째 승부에서도 무려 9구까지 버텨 볼넷을 골라나갔다. 드디어 고질적인 빠른 승부로 자멸하는 패턴이 고쳐진 듯 했다.
하지만 19일 경기에서 다시 실망스러운 모습이 재현됐다. 이날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배지환은 4타수 무안타에 또 다시 3개의 삼진을 당했다. 1볼넷 1도루 1득점을 곁들였다. 타율은 0.211(38타수 8안타)로 다시 떨어졌다.
이날 상대 선발은 우완투수 윌켈 에르난데스였다. 배지환은 우완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2연타석 삼진을 당했다. 1회말 첫 타석에서 겨우 4구만에 헛스윙 삼진을 기록했다. 초구 볼, 2구 파울 이후 2연속 헛스윙의 허무한 삼진. 올 시즌 내내 반복되는 배지환의 나쁜 패턴이다.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도 역시 4구 만에 에르난데스에게 루킹삼진을 당했다.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싱커가 존을 통과하는 걸 그냥 지켜봤다. 기다릴 때와 쳐야 할 때의 구분점이 완전히 무너진 듯한 모습이었다. 6회말 볼넷으로 출루한 배지환은 7회말 무사 1루 때 나온 네 번째 타석에서 또 4구 만에 삼진을 당했다. 1회와 비슷한 패턴이었다. 초구 볼 이후 루킹 스트라이크, 연속 2개의 헛방망이질로 타석에서 물러났다.
결국 이런 성급한 타격 초이스는 인디애나폴리스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떨어트리는 요인이 됐다. 배지환은 3개의 삼진을 당한 바로 다음 날인 20일 경기에 선발 제외됐다.
심지어 대타로도 출전기회를 얻지 못했다. 배지환은 올 시즌 첫 선발 제외 경기였던 지난 17일 톨레도전 때는 그래도 2회초 대수비로 출전해 8번 타순에 배치돼 5타수 1안타를 기록한 적이 있다.
하지만 20일 경기에서는 아예 배제됐다. 심지어 대타 기회가 없던 것도 아니다.
배지환 대신 1번 타순에 나온 닉 요크는 이날 4타수 무안타에 2삼진으로 부진했다. 5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빌리 쿡 역시 4타수 무안타였다. 타순과 수비 위치 등을 감안하면 배지환이 경기 중반 이후 이들 대신 나올 수도 있었지만, 인디애나폴리스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배지환에 대한 신뢰가 거의 바닥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볼 만한 증거다.
한편, 인디애나폴리스는 배지환을 아예 활용하지 않았음에도 6대2로 쾌승을 거두며 4연승을 내달렸다. 배지환의 빈자리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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