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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한국축구 최고재능 무너진다'. 이강인 망가질 위기, 엔리케 PSG 감독 '강인, 수미로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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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러다가 '한국 축구의 미래'가 무너질 수도 있다.

'한국 축구사상 최고의 재능'이라고 평가받는 골든보이 이강인(24·파리생제르맹)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다. 팀내에서 '서드옵션' 정도로 입지와 출전시간이 확 줄어든 것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포지션 변경까지 강요되고 있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이 공개적으로 이런 뜻을 밝혔다.

공격 본능이 넘치는 이강인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시키겠다는 게 엔리케 감독의 계획이다. 한국 축구의 차세대 에이스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강인에게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한창 더 공격력을 날카롭게 가다듬어야 할 시기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는 건 기량 발전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PSG에서 탈출하는 방안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듯 하다.

프랑스 유력매체 레 퀴프는 22일(이하 한국시각) '엔리케 감독이 낭트전 사전 기자회견 때 이강인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충격적인 내용이다. 이강인은 공격 본능을 타고난 선수다.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측면 스트라이커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고, 그런 위치에서 지금까지 뛰어왔다. 상황에 따라서는 제로톱 역할도 해냈다. 드리블 능력을 앞세운 탈압박 스킬, 폭 넓은 시야와 축구 센스를 두루 갖춘 이강인은 어떤 포지션이든 빠르게 적응했다. 엔리케 감독도 이런 이유로 지난 12월까지 이강인을 여러 포지션에서 폭넓게 기용했다.

하지만 수비형 미드필더 투입은 성격이 조금 다르다. 지금까지의 기용 방식은 이강인의 스킬과 공격본능을 키워주는 쪽이었는데,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게 되면 이런 본능이 필연적으로 억제될 수 밖에 없다. 물론 수비형 미드필더라도 공격 가담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후방 수비쪽으로 치중될 수 밖에 없다.

엔리케 감독도 이런 우려를 모르는 게 아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수비형 미드필더가 이강인에게 이상적인 포지션은 아니라는 건 안다. 그러나 모든 선수가 다 편안한 포지션에서 뛸 수는 없다. 그런 상황에서도 뛰어보는 게 정신력 측면에서 많은 걸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변명에 가까운 말이다. 단지 정신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이강인에게 팀을 위해 희생하라는 요구를 하는 말에 불과하다. 엔리케 감독은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결국은 선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새로운 포지션에서 뛰면서 더 많은 경험을 하면 선수도 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또한 다분히 원론적이고 이상적인 말에 불과하다. 이강인의 희생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팀에서 중요하게 여기거나 에이스 후보로 점 찍은 선수라면 팀 사정에 따라 포지션 변경을 강요하지 않는다. 팀내 주전 자리가 부족하다면 차라리 임대를 보내 성장시키는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공격에 타고난 재능을 지녔고, 지금까지 그렇게 성장해온 20대 초반의 선수를 수비로 돌리는 건 사실상 '쓰고 버리는 선수'로 여긴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이미 엔리케 감독은 이 같은 방안을 실행에 옮겼다. 지난 20일 열린 2024~2025 리그1 30라운드 르아브르와의 홈경기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73분을 소화하게 했다. 르아브르는 강등권에 있는 팀이다. 리그1 무패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PSG 입장에서는 별로 부담이 없는 상대지만, 그렇다고 주전을 쓰기는 아까운 경기다.

이강인은 이제 딱 이런 비중의 매치에 출전했다. 그것도 자신의 원래 위치가 아니라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왔다.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팀의 2대1 승리에 나름 기여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이런 식의 경기는 이강인의 커리어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강인으로서는 적극적인 어필을 통해 자기 포지션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이미 팀내 입지상 자기 목소리를 내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둘 중 하나다.

하나는 엔리케 감독에게 순종해 수비형 미드필더로 꾸준히 나가면서 입지 변화를 노리는 것이다. 공격수로서의 감각이 떨어질 수 있고, 이렇게 한다고 해도 엔리케 감독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는 단점이 있다. 장점은 꾸준히 경기에 나올 수도 있다는 정도다.

다른 하나는 적극적인 탈출을 추진하는 것이다. 마침 이적시장에서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이는 구단은 적지 않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도 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크리스탈 팰리스 등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금 공격수로서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게 이강인의 미래를 위해서는 더 바람직한 방향일 수 있다.

하지만 이적도 PSG가 발목을 잡는다면 성사되기 어렵다.

이강인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전개될까. 현재로서는 그리 쾌청하게 보이지 않는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