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감을 찾은 정경호 감독의 강원FC가 분위기를 탄 모습이다.
광주FC에 이어 '디펜딩 챔피언' 울산HD까지 잡았다. 강원은 19일 울산 원정에서 2대1 승리를 거뒀다. 강원이 울산 원정에서 승리한 것은 2012년 5월 26일 2대1 승리 이후 4711일, 약 13년 만이다. 2연승에 성공한 강원은 단숨에 7위(승점 13)로 뛰어올랐다. 2위 광주(승점 16)와의 격차는 단 3점이다. 심지어 광주는 한 경기를 더 치렀다.
'초보' 정경호 감독의 디테일 축구가 빛났다. 초반 시행착오를 겪던 정 감독은 수석코치 시절을 떠올렸다. 너무 많은 고민을 하는 대신, 자신의 강점을 밀어붙이기로 했다. 찾은 1차 해법은 압박이었다. 후방 빌드업에 주력하는 대신, 라인을 올려 과감히 상대와 맞섰다. 이를 위해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가브리엘을 벤치로 내리고 최병찬을 전방에 기용했다. 중원도 바꿨다. '캡틴' 김동현 대신 김강국-김대우 조합을 내세웠다. 모두 기동력이 좋고, 전진 성향이 강한 선수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정 감독의 승부수는 멋지게 맞아 떨어졌다. 강원은 강한 압박으로 K리그에서 가장 빌드업을 잘하는 광주와 울산을 무력화시켰다. 돌격대장은 최병찬이었다. 최병찬은 구본철 김경민 등과 함께 쉴새 없는 압박으로 상대 수비 라인에 부담을 줬다. 김강국-김대우 라인은 탈압박이 좋은 광주와 울산의 강점을 고려한 묘수였다. 자칫 상대의 먹잇감이 될 수 있는 뒷공간을 김강국-김대우가 엄청난 활동량으로 커버했다.
골 역시 이 과정에서 나왔다. 광주전 결승골도 강한 압박에 이은 인터셉트가 시발점이 됐고, 울산전 선제골도 상대 수비와 경합에서 승리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공교롭게도 광주전 결승골은 최병찬이, 울산전 선제골은 김강국이 넣었다.
강한 압박에 필연적일 수 밖에 없는 체력저하는 전술적 변화로 해결했다.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전환하며, 수비 안정화를 꾀했고, 키플레이어는 강준혁이었다. 후반 교체투입된 강준혁은 사실상 윙포워드에 가까운 움직임으로 측면 전위치를 누볐다. 눈여겨 볼 것은 광주전에서는 왼쪽, 울산전에서는 오른쪽으로 기용됐다는 점이다. 정 감독은 왼쪽 풀백에 있던 이기혁의 위치를 조정해, 이기혁-강투지-신민하로 이어지는 스리백을 만드는데, 상대 위치와 빌드업 상황에 따라 강준혁의 위치를 바꾸며 재미를 보고 있다. 울산전에서는 오른쪽 풀백으로 뛰던 이유현을 중앙으로 옮겨 상대 허리 싸움에서 밀리지 않게 했다.
정 감독은 득점력은 떨어지지만 수비력이 좋은 코바체비치를 가브리엘 대신 조커로 활용하며, 마지막까지 전방 압박의 강도를 유지했다. 전술, 교체 등 정 감독의 디테일은 광주, 울산을 잡는 성과를 거뒀다. 강원은 9경기에서 단 8골만 내주는 짠물 수비로, 지난 시즌과는 다르지만, 비슷한 결과를 내고 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여전히 마무리가 부족하다. 광주전 같은 경우에는 최소 3골은 터져야 했지만, 선수들의 결정력이 극악에 가까웠다. 사실 결정력은 감독의 영역이 아니지만, 강원이 더 높은 순위까지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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