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이제 손흥민에게 탈탈 털렸던 번리는 잊어야 한다.
한국 축구 팬들에게 번리라는 팀이 가지는 이미지를 떠올려달라고 질문하면 대다수의 팬들이 손흥민 혹은 푸스카스상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벌써 5년이 넘게 흐른, 2019년 12월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번리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 손흥민은 인생 최고의 골을 터뜨렸다.
전반 31분 손흥민이 얀 베르통언의 패스를 받았을 때 위치는 토트넘 페널티박스 근처였다. 손흥민은 주변에 동료가 없는 걸 확인하고 전진하며 역습을 시작했다. 손흥민이 패스를 줄 만한 위치에 동료들이 없었고, 손흥민은 계속해서 질주하기 시작했다. 엄청난 속도로 치고 나간 손흥민은 번리 수비수 5명을 제친 뒤 80m 드리블을 성공시키며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번리전 솔로골은 2019~2020시즌 EPL 최고의 골이었다. 나아가 2020년, 전 세계 최고의 골을 넣은 선수에게 주어지는 푸스카스상을 손흥민에게 선물해줬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의 푸스카스상 수상이었다.
번리는 2021~2022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으로 강등됐지만 1년 만에 다시 승격하는데 성공했다. 기쁨도 잠시 승격 시즌에 다시 강등의 쓴맛을 보고 말았다. 빈센트 콤파니 감독이 나간 후 번리는 스콧 파커 감독을 선임했고, 이는 최고의 결정이었다.
번리는 영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수비팀으로 진화했다. 44경기에서 단 15실점밖에 하지 않으면서 또 1년 만에 EPL 승격에 성공했다. 2경기 남은 리그에서 승점 94점으로 1위 리즈 유나이티드와 승점이 동률이다.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서 리그 우승도 가능하다.
번리는 수비 덕분에 EPL 승격을 이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축구 통계 매체 OPTA에 따르면 영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수비팀은 1978~1979시즌 리버풀이다. 1부 리그에 있던 리버풀은 42경기에서 16실점을 기록했다. 경기당 0.38실점을 내준 셈이다. EPL 역사상 최고의 수비팀은 조세 무리뉴 감독이 이끌던 2004~2005시즌 첼시였다. 38경기에서 15실점이라는 철벽 수비로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번리가 2부 리그인 챔피언십에서 세운 기록이지만 경기당 실점이 영국 축구 역사상 제일 낮다. 이제 번리의 관건은 이 수비력을 기반으로 EPL에서 살아남는 것이다. 수비력이 유지된다면 손흥민에게 실점했던 장면은 앞으로도 나오지 않을 것이다.
김대식 기자 rlaeotlr2024@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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