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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멋있지 않나?' 팀 떠난 후배 끌고가 모두에게 인사시킨 캡틴, 상남자의 정이란 이런 것 [잠실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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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롯데 자이언츠 캡틴 전준우가 '좀' 멋졌다. 트레이드로 팀 떠난 후배를 챙기는 모습이 '상남자' 그 자체였다.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를 앞두고 벌어진 그림같은 장면이다.



홈팀 두산의 훈련이 끝나갈 즈음 롯데 선수단이 경기장에 도착했다. 지난해 시즌 후 정철원-전민재(두산)와 김민석-추재현-최우민(롯데)을 맞바꾸는 2대3 트레이드를 단행한 롯데와 두산. 친정팀과의 반가운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라운드에 나온 전준우가 마운드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훈련을 끝낸 두산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정리하고 있었다. 김민석을 발견한 전준우가 그의 손을 덥썩 잡아 끌었다.

발 뒷꿈치로 김민석의 엉덩이를 툭 치는 걸로 첫 인사를 대신한 전준우는 별 말 없이 김민석을 끌고 외야로 향했다. '큰형님' 정훈도 김민석의 '연행'에 합세했다.

롯데 선수단은 항상 훈련 전 모든 선수들이 외야에 집합해 전날 경기의 수훈 선수를 축하하는 의식을 치른다.



김민석이 오자마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나왔다. 2023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김민석은 선배들의 사랑을 참 많이 받던 막내였다.



선배들 모두가 애정 가득한 미소로 김민석을 반겼다. 이날 김민석은 두산이 2-8로 뒤진 8회말 2사 후 대타로 처음 타석에 섰다. 김민석은 모자를 벗고 3루쪽 관중석을 향해 두 번이나 인사를 했다. 롯데 응원단도 김민석의 응원가를 부르며 반겼다. 김민석의 롯데 유니폼을 든 팬들도 보였다.

김민석이 친 타구가 공교롭게도 유격수 앞으로 날아갔다. 트레이드 맞상대이자 이날 여러 번의 호수비를 보여준 전민재다. 왼쪽으로 빠지는 깊숙한 타구를 어렵게 잡은 전민재가 오른발로 브레이크를 거는 것과 동시에 1루로 공을 뿌렸다.

큰 점수차로 지고 있었지만 김민석도 간절했다. 사력을 다해 달린 김민석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까지 감행했다. 하지만 결과는 아웃. 김민석이 비디오판독을 요청할 정도로 간발의 차였다.

애틋한 정과 냉정한 승부가 공존한 시리즈 1차전. 2차전에서는 어떤 드라마가 써질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