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유격수가 공중에 붕 떴다가 상체로 쿵 하고 떨어졌다. 롯데 자이언츠 팬들의 심장도 잠시나마 함께 내려앉았다.
타격 1위를 질주중인 롯데 자이언츠 전민재가 그 주인공이다.
전민재는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주말시리즈 2차전에 유격수로 선발출전했다.
롯데가 1-3으로 뒤진 6회말 수비, 롯데는 3번째 투수 김강현.
두산 선두타자 김기연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어 다음 타자 박준영은 번트를 댔다. 하지만 타구가 투수 앞쪽으로 강하게 흘렀다. 포수 출신 김강현은 공을 잡자마자 자신있게 2루로 뿌렸고, 완벽한 아웃이었다.
그런데 전민재가 1루로 송구하려던 동작에서 문제가 생겼다. 1루주자 김기연의 태클이 전민재의 디딤발인 왼쪽 발목으로 들어왔고, 전민재는 그대로 체중이 실린채 공중에 붕 떴다가 등으로 떨어졌다. 박용택 해설위원이 깜짝 놀랄만큼 부상이 우려된 순간이었다.
선수에 귀천은 없지만, 하필 타격 1위에 주전 유격수로 맹활약하며 팀의 보물로 자리잡은 전민재였기에 롯데 측 놀람이 더 컸다. 수비방해가 선언되지 않자 김태형 감독이 직접 그라운드로 걸어나갔다.
하지만 심판은 거듭 수비방해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전민재가 송구를 받는 과정에서 베이스를 가로막고 있었다는 설명. 김기연의 태클이 정확히 2루를 향했지만, 그 주로를 전민재의 다리가 막아선 상황이었다.
두 선수는 지난해 두산에서 1년간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김기연은 충돌 즉시 전민재에게 사과를 했고, 충돌 직후 잠시 망연자실했던 전민재도 이내 사과를 받아들였다.
박용택 해설위원은 "김기연의 슬라이딩에 전민재가 넘어졌지만, 그 슬라이딩이 베이스로 들어간 거냐 병살 더블플레이를 막기 위해 들어갔느냐에 따라 수비방해 여부가 갈린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느린 그림을 보고 분석한 결과도 심판의 판단과 같았다. 부상이 우려되는 장면에 박용택 위원은 연신 한숨을 토해냈다. 그는 "더블플레이를 방지하기 위한 플레이는 이제 금지됐다"며 방해시 더블아웃 처리되는 규정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슬라이딩은 베이스를 향했다. 그래서 김태형 감독도 수긍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민재의 투혼은 상상 이상이었다. 곧바로 다음 타석인 7회초 2사 2루에서 손호영을 불러들이는 적시타를 쳤다. 이어 희생번트까지 깔끔하게 소화해내며 새삼 '복덩이'임을 증명했다. 롯데는 나승엽의 결승타, 윤동희의 4안타 맹활약 등을 앞세워 7대4로 승리했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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