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지금 우린 5선발이 중요한게 아니다. 1선발이 1선발 역할을 해줘야지,"
사령탑의 매서운 경고가 통한 걸까. 롯데 자이언츠 '1선발' 반즈가 모처럼 쾌투하며 터닝포인트를 마련했다.
반즈는 2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중 시리즈 1차전에 선발등판, 7이닝 2안타 1볼넷 1실점으로 상대를 꽁꽁 묶었다. 이날 롯데가 17안타를 폭발키시며 9대3으로 승리, 반즈는 시즌 3승째를 거뒀다.
어린이날 연휴로 인해 9연전이 펼쳐진다. 롯데는 대체선발을 하루 올릴지, 불펜데이로 갈지 논의중이다. 김진욱이 퓨처스에서도 부진한 이상, 나균안-박진의 4~5선발은 좀더 기회를 받을 전망. 김태형 감독은 "지금 그 둘보다 잘 던지는 투수는 없다. 로테이션 그대로 간다"고 단언했다.
다만 선발진에게 무리시킬 생각은 없다. 5월 4일 또는 5일에 2군 대체선발을 쓸지, 불펜데이를 할지는 아직 고민 단계다.
김태형 감독은 거듭된 취재진의 질문에 "지금 5선발이 중요한 게 아니다. 1선발이 1선발다워야지, 에이스가 자기 역할을 해주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오늘 반즈가 던지는 거 한번 지켜보겠다"며 사실상 엄중 경고를 날렸다.
이날 경기전까지 6경기에 등판해 2승4패에 평균자책점 5.67. 여차하면 외국인 투수 교체까지 고려할만한 심각한 성적표다. LG 트윈스와의 개막전 3이닝 7실점 난타가 트라우마가 된 걸까.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2번 포함 6회 이상을 던진 경기가 3번 뿐이다.
김태형 감독은 "역시 구속이 많이 떨어진 게 문제다. 공끝이 전보다 밋밋해진 것 같다"면서도 "매번 컨디션이 좋을수야 있나. 오늘 다시 좋아질 수도 있는 거고"라며 여지를 남겼다. 4시즌째인 장수 외인인 만큼, 직구-슬라이더-체인지업 패턴 대신 높낮이를 이용할 필요도 있다는 속내도 덧붙였다.
"외국인 투수들은 예민하기 때문에 가타부타 말하기 어렵다. 잘 던지면 계속 가고, 못던지면 바꿀 뿐이다. 자기 루틴도 있고, 반즈는 사인을 본인이 직접 낸다. 그러니 가만히 지켜볼 수밖에 없다."
사령탑의 경고가 묵직하게 들어간 걸까. 반즈는 거침없는 쾌투를 펼쳤다. 사실상 1회 카디네스에게 허용한 깜짝 홈런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위기 자체가 없었다. 삼진 6개는 덤. 사령탑의 마음을 돌리기에 충분한 호투였다.
2회말 1루수 나승엽의 실책에도, 3회말 이날의 유일한 볼넷을 내준 뒤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4~5회는 삼진 3개를 섞어 3자 범퇴. 6회에도 3자 범퇴, 7회에도 오선진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흔들림없이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투구수는 95개였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의 태도는 달라져있었다. 그는 "반즈가 7이닝 1실점 퀄리티스타트로 좋은 피칭을 해줬다. 2군에서 콜업된 구승민이 잘 막아줬다"고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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