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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L]어쩌면, 메시를 뛰어넘을지도 몰라…'50년에 한 번 나오는' 재능러 야말, 인터밀란을 씹어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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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17살인데, 이미 세계 최고다."

전 맨유 수비수 리오 퍼디낸드는 1일(한국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 노우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 인터밀란의 2024~2025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준결승 1차전에서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인 바르셀로나 윙어 라민 야말의 플레이를 보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순수한 재능 측면에서, 세계 5대리그에서 뛰는 어느 선수와 비교해도 차원이 다르다. 17세라는 걸 믿을 수 없다"라고 개인 SNS에 적었다.

야말은 이날 양팀을 통틀어 가장 나이가 어렸지만, 활약은 가장 뛰어났다. 오른쪽 윙어로 선발출전해 90분 풀타임 뛰며 1골, 6개슛(유효 2), 키패스 2개, 드리블 성공 6개, 크로스 시도 10개, 지상경합 성공 8개, 피파울 2개 등을 기록했다. 전반 1분 마르쿠스 튀랑의 입장골, 21분 덴젤 덤프리스의 추가골로 팀이 0-2로 끌려가던 24분 귀중한 추격골을 터뜨렸다. 상대 진영 우측에서 인터밀란 공격수 튀랑을 벗겨낸 야말은 페이크 동작으로 미드필더 헨리크 므키타리안까지 제친 뒤 빠르게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했다. 순식간에 인터밀란 선수 5명이 야말을 에워쌌다. 하지만 야말은 조금의 당황한 기색이나 망설임도 없이 골문 좌측 구석을 노린 왼발 감아차기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축구팬들은 "리오넬 메시가 연상시키는 플레이"라며 환호했다. 한지 플릭 바르셀로나 감독은 3대3 무승부로 끝난 경기를 마치고 "1-2로 만든 득점이 중요했다"라고 말했다.

축구 전문가, 축구팬을 또 놀라게 한 장면은 전반 26분에 나왔다. 추격골로 기세를 끌어올린 야말은 상대 페널티지역 안 우측 엔드라인에서 마크맨을 따돌리고 당돌한 '무각슛'을 때렸다. 아쉽게 크로스바에 맞고 나와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야말의 '클라스'를 엿볼 수 있었다. 야말은 '크로스였나, 슈팅이었나'라는 CBS스포츠 진행자의 질문에 "슈팅이었다. 하피냐를 보지 못했다"라고 노린 플레이라고 말했다. 야말은 3-3 동점 상황이던 후반 42분에도 한 차례 더 골대를 때렸다. 퍼디낸드는 'TNT스포츠'를 통해 "이 꼬마가 가장 큰 무대에서 자기 마음대로 휘젓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공격 기회를 얻을 때마다 팀에서 가장 어린 선수를 찾는다"라며 "야말의 플레이를 직접 볼 수 있어서 영광스럽다"라고 말했다. 전 맨유 미드필더 오언 하그리브스도 유럽축구연맹(UEFA)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야말은 정말 특별하다. 모든 것을 쉽게 만들어보린다. 그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수비수 3~4명을 붙이는 것뿐이었다"이라고 놀라움을 표했다. 전 아스널 공격수 티에리 앙리는 'CBS스포츠' 스튜디오에서 "미쳤다. 17세라니, 미쳤다!"라고 소리쳤다.

누구보다 야말의 플레이에 놀란 건 상대팀인 인터밀란이었다. 유럽에서 '단단한 수비'로 정평이 난 인터밀란의 시모네 인자기 감독은 야말의 발을 묶기 위해 실제로 3~4명을 밀착마크시켰다. 이는 야말의 바르셀로나 선배인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를 상대하던 팀들이 펼치던 수비 방법이다. 하지만 야말은 후반 34분 환상적인 마르세유턴으로 상대 압박을 벗겨내는 등 아랑곳하지 않고 인터밀란을 괴롭혔다. 야말의 마크맨인 왼쪽 윙백 페데리코 디마르코는 경기 내내 고전하다 후반 11분만에 카를로스 아우구스토와 교체됐다. 야말의 골로 추격의 고삐를 당긴 바르셀로나는 전반 38분 페란 토레스의 동점골로 전반을 2-2 동점으로 마쳤다. 후반 18분 덤프리스에게 다시 골을 허용했지만, 2분 뒤 얀 좀머의 자책골로 3대3으로 비겼다.

인자기 감독은 "야말은 50년에 한 번 등장하는 '재능'이다. 가까이에서 보니 정말 인상이 깊었다. 우리 선수들은 야말을 상대하기 위해 2~3배 열심히 뛰었다"라고 말했다. 인터밀란 미드필더 헨리크 미키타리안은 "야말을 막기가 정말 어려웠다. 다음 주(4강 2차전)에는 그가 많이 뛰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플릭 감독은 "앞서 말한 적이 있지만, 야말은 천재다. 밖에서 볼 때도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지만, 영상으로 다시 보면 그가 얼마나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지를 알 수 있어 더욱 놀랍다. 오늘 야말이 보여준 플레이는 우리가 그에게 바라는 것, 그리고 그에게 필요한 것이다. 중요한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인자기 감독이 말했듯이 5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재능이라면, 바르셀로나를 위해 이 재능이 발휘되어 정말 기쁘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야말은 '전설' 메시 이후 라마시아가 배출한 최고의 재능으로 꼽힌다. 이미 스탯은 같은 나이대 메시를 뛰어넘었다. 야말은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뛴 100번째 경기에서 UCL 준결승 최연소 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야말은 100경기에서 22골 33도움을 기록 중이다. 메시는 17살 때 9경기에 출전해 1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는 19경기에 출전해 5골 4도움을 기록했다. 스페인 일간 '마르카'는 '상대 선수들은 드리블이 뛰어난 메시를 두려워했다. 뒤로 물러서고, 웅크리고, 기도했다. 메시는 경기장 가장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며 공을 왼발로 옮기고, 정확한 순간에 골을 넣었다. 이제 야말도 메시와 비슷하게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고, 그에 대한 존경심도 높아지고 있다'라고 적었다. 바르셀로나는 메시가 맹활약하던 2015년 이후 10년만에 '트레블'에 바짝 다가섰다. 이미 코파델레이에서 우승한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도 2위 레알마드리드를 승점 4점차로 따돌리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오는 7일 산시로에서 인터밀란을 꺾으면 파리생제르맹-아스널전 승자와 결승에서 빅이어를 다툰다. 바르셀로나는 '메시의 재림'과 함께 새 역사를 쓸 수 있을까.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