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이런 만남이...
오클라호마시티는 미국 중부의 도시다. 오클라호마주 주도로 제법 큰 도시이기도 하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NBA 농구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외에는 친숙한 게 많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1일(한국시각) 이 곳에서 한국 야구팬들의 흥미를 끌만한 '조용한 야구 전쟁'이 벌어졌다. '어떻게 이런 조합이 여기에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눈에 익은 선수들이 낯선 유니폼을 입고 대결을 펼쳤다.
미국 오클라호마주 오클라호마시티 치카소 브릭타운볼파크에서는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 엘파소 치와와스가 맞붙었다.
일단 주목할 선수는 김혜성. 올시즌을 앞두고 야심차게 LA 다저스 입단을 선택했지만, 스프링캠프 경쟁에서 밀리며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이후 쭉 오클라호미시티에서 뛰고 있다.
그런데 이날 상대 선발이 흥미로웠다. 벤자민. 우리가 아는 그 벤자민이다. 지난해까지 KT 위즈에서 뛰며 'LG 킬러'로 명성을 쌓은 좌완.
김혜성의 판정승이었다. 김혜성은 2회 첫 타석에서 벤자민을 상대로 솔로포를 때려냈다. 커브를 걷어올렸는데, 높이 뜬 타구가 우측 펜스를 넘어갔다. 자신의 시즌 5번째 홈런. 김혜성은 KBO리그에서 벤자민을 상대로 통산 타율 2할8푼에 1홈런을 기록했었다.
김혜성은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벤자민을 상대로 사구로 출루했고, 2루 도루까지 성공시켰다. 7경기 연속 도루. 시즌 13호다.
그렇게 김혜성과 벤자민이 싸우는 사이, 힘을 낸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페라자다. 페라자는 엘파소의 5번타자로 출격해 5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시즌 초반 강력한 타격과 허슬 플레이로 센세이션을 일으켰지만, 공-수 모두에서 약점을 드러내며 재계약에 실패한 페라자는 샌디에이고에서 재기를 노렸지만 현재 마이너리그 생활을 하고 있다.
화룡점정은 이 선수였다. 다저스의 '살아있는 전설' 커쇼. 커쇼는 발가락 부상으로 재활중인데, 이날 경기 출전으로 실전 감각을 점검했다. 커쇼는 5이닝 4안타 1볼넷 4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안타 4개 중 2개가 홈런. 4회까지 무실점이었는데, 5회 홈런 2개를 허용하고 말았다.
한편 경기는 다저스가 4대13으로 역전패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