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18승4패의 압도적 1위에서 5승9패로 내리막길을 타고 있는 상황. 게다가 8연승을 달린 한화 이글스와 공동 1위.
그런데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대체 선발인 최채흥을 올렸다. 그것도 6일 경기 전에 미리 공지를 했다. 6일 경기를 패했어도 최채흥을 올리는 계획은 변함없는 것이었다.
선발 로테이션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순서대로라면 2선발 손주영의 차례. 손주영은 지난 2일 잠실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에서 5이닝 동안 96개의 공을 뿌렸고 나흘 휴식후 등판하는 상황이었다.
팀 사정상 손주영이 등판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염 감독은 지난 2일 SSG 한화 이글스전에 등판예정이었다가 1일 한화전이 우천 취소되며 기회가 날아갔던 최채흥을 불러 선발로 냈다.
손주영을 비롯한 선발 투수들에게 휴식을 더 주기 위해서였다. 염 감독이 9연전에 돌입하면서 내세운 선발 로테이션 원칙은 5일 이상 휴식이었다. 그래서 9연전 중에 기존 선발들이 5일 휴식을 할 수 있도록 최채흥과 새로 온 코엔 윈의 등판 일을 정해서 로테이션을 짰다.
그런데 1일 한화전이 우천 취소로 인해 손주영의 등판이 하루 밀리게 되면서 자연스레 최채흥의 등판은 없던 일이 됐다. 하지만 5명이 순서대로 등판하면 9연전의 마지막인 7일 두산전에 손주영이 나흘 휴식후 등판해야 했고, 염 감독은 이에 최채흥에게 선발 기회를 주면서 기존 선발 투수들에게 하루씩 더 쉴 수 있는 시간을 줬다.
만약 7일 경기에 최채흥이 아닌 손주영이 등판하고 9일부터 열리는 삼성과의 대구 3연전에도 로테이션대로 나간다면 선발 투수들은 5일의 휴식만 취하고 마운드에 오르게 되지만 최채흥이 등판하면서 손주영을 비롯한 모든 선발들이 하루를 더 해 6일씩 쉬고 마운드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염 감독은 예전부터 시즌 중에 선발 투수들이 하루를 더 쉬는 휴식의 중요성을 말해 왔다. 긴 시즌을 치를 때 단 하루라도 더 쉬는 것이 주는 체력적인 효과가 크다는 것.
당장의 순위 싸움을 위해선 최채흥이 아닌 손주영을 올리는 것이 확률적으로 맞는 선택이었겠지만 염 감독은 긴 시즌을 위해 기존 선발들에게 하루의 휴식을 더 줬다.
최채흥이 2군에서 갈고 닦은 완급 조절 능력도 보고, 부진할 경우 불펜을 총동원해서 막는다는 계산으로 나섰지만 최채흥은 예상외로 4회까지 1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2-0의 리드까지 하며 승리 가능성을 보였지만 믿었던 불펜이 무너지고 3회 2점을 낸 이후 타선이 추가점을 내지 못하며 결국 2대5의 쓰디쓴 역전패를 했다. 그리고 한화가 삼성에 승리하며 순위가 바뀌었다. 개막전부터 줄곧 1위였던 LG가 2위로 내려오고 말았다.
긴박한 상황에서 선발 투수들에게 휴식을 준 5월 7일 두산전은 올시즌이 끝난 뒤 어떻게 기억될까. 앞으로 선발진의 피칭이 중요해졌다. 당장 9일부터 열리는 삼성과의 대구 3연전서 손주영 임찬규 코엔 윈이 어떻게 던질지 궁금해진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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