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2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에는 각각 1대, 2대째 '안경에이스'가 있었다.
그리고 3대째 안경에이스가 눈을 떴다. 21세기 들어 한번도 가보지 못한 한국시리즈 무대는 일단 차치하고, 8년만의 가을야구를 이끌 수 있을까.
박세웅은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6⅓이닝 1실점으로 쾌투, 팀의 6대1 승리를 이끌며 시즌 8승째를 따냈다.
개막시리즈 패배 이후 8연승 행진. 이 과정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도 6번이나 된다.
직구의 수직 무브먼트를 지난해 41㎝에서 올해 50㎝로, 무려 9㎝나 끌어올리면서 상대 타자들로부터 헛스윙을 이끌어내는 확률이 대폭 상승했다. 올해 평균 구속이 147㎞를 넘나든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커브, 포크볼로 완급조절을 더한 결과가 올시즌 호투의 비결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박세웅은 최고 149㎞ 직구(42개)에 슬라이더(32개) 포크볼(21개) 커브(7개)를 두루 섞어던지며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스태미너는 원체 좋은 선수로 손꼽혔지만, 이날도 7회 마운드에 올라서도 148㎞ 직구를 뿌리며 남다른 구위를 증명했다.
1회 첫 실점도 수비 실책으로 인한 결과였다. 1사 1,2루에서 2루 땅볼을 유도해냈지만, 병살 플레이 과정에서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1점을 내줬다.
하지만 2,3,5회를 3자 범퇴로 마쳤고, 4회와 6회 스코어링 포지션도 흔들림 없이 막아냈다. 고비 때마다 나온 삼진이 백미. 7회 첫 타자 장성우 역시 거침없는 직구로 삼진 처리했다.
마운드를 내려오는 박세웅을 향해 1만8700명 꽉찬 관중석에서 뜨거운 연호와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롯데에 8년만의 가을야구를 선물해줄 남자, 구단 역사에 남을 에이스를 향한 환호였다.
롯데 구단으로선 전날 힘겨운 8대5 뒤집기 승에 이어 4연승 질주다. 경기 후 박세웅은 "어제 중요한 경기를 힘들게 이겼기 때문에 오늘은 최대한 긴 이닝을 책임지려고 했는데, 야수들의 지원도 있어서 조금 더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1차전이 중요한 더블헤더에서 팀이 승리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오늘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드는 투구는 아니었다"는 뜻밖의 말도 덧붙였다. 흔들릴 뻔했던 그를 다잡아준 건 주전 포수 유강남이었다.
"(유)강남이형이 계속해서 시그널을 주셨다. 덕분에 흔들리지 않고 마음을 다잡으면서 할 수 있었다. 그 부분에 대해 감사를 전하고 싶다."
이날 더블헤더 1차전은 경기 시작 2시간 55분만인 오후 4시 55분에 끝났다. 2차전은 오후 6시에 열린다. 롯데는 이민석, KT는 오원석이 선발로 나선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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