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김도영(KIA 타이거즈)을 피부로 못 느꼈나 봐. 가운데를 그냥 들이대더라고."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1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전날 경기를 복기하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롯데는 13일 광주 KIA전에서 외국인 투수 터커 데이비슨을 앞세워 5연승을 노렸으나 1-4로 패했다. 승부처에서 데이비슨이 KIA 강타자 김도영과 최형우를 넘지 못한 게 컸다.
데이비슨은 5회말 한승택과 박찬호에게 안타를 내줘 2사 1, 2루 위기에 놓였다. 아웃카운트 하나면 이닝을 끝낼 수 있었지만, 다음 타자는 KIA에서 가장 까다로운 김도영이었다. 김도영은 올해 햄스트링 부상 여파로 잠시 주춤했지만, 지난해 141경기에서 타율 0.347(544타수 189안타), 38홈런, 40도루, 109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MVP를 차지한 리그 최정상급 타자다. 가능한 승부를 어렵게 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데이비슨은 과감한 승부를 택했다. 초구부터 직구로 붙으려 한 것.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형성되는 공을 김도영이 놓칠 리가 없었다. 좌중간 2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해 0-2 선취점을 뺏겼다. 이어 최형우에게 중견수 오른쪽 적시타를 내줘 0-3까지 벌어졌다.
롯데 타선이 좀처럼 터지지 않는 가운데 데이비슨의 3실점은 꽤 컸다. 롯데는 이 점수차를 끝까지 만회하지 못한 채 5연승 도전을 마감했다. 데이비슨은 6이닝 108구 7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도 시즌 첫 패를 떠안았다.
김 감독은 "어제(13일) 어렵게 어렵게 가라고 벤치에서 이야기했는데, 김도영을 피부로 못 느꼈나 보다. 가운데 그냥 들이대더라(웃음). 2, 3루나 1, 2루나 똑같은데, 그걸 초구에 갖다 들이대고 있으니"라며 농담을 섞어 아쉬운 마음을 표현했다.
그래도 데이비슨은 올해 에이스 찰리 반즈가 부진과 부상으로 방출된 가운데 사실상 1선발 임무를 맡으며 롯데 마운드에 큰 힘이 됐다. 시즌 성적은 9경기 5승1패, 53⅔이닝, 평균자책점 2.01로 리그 최정상급이다. 퀄리티스타트를 7차례나 기록할 정도로 안정감도 있다.
김 감독은 "데이비슨이 확실히 안정감은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김도영에게 뼈아픈 한 방을 허용한 아쉬움을 반복하지는 않길 바랐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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