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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로 지나가"…연장 결승타에도 웃지 못한 2년 차, 확실히 기살려 준 '잠실 홈런왕'의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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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고개를 들지 못한 막내. '형님'이 직접 기 살려주기에 나섰다.

두산 베어스의 '2년 차' 내야수 임종성(20)은 지난 1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2024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전체 22순위)로 입단해 임종성은 지난해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홈런을 치는 등 거포 내야수로서 자질을 보여줬다. 지난해 1군 한 경기 출전에 그쳤던 임종성은 지난 2일 콜업됐다.

11일 NC전에서 첫 안타를 기록했던 그는 13일 대전 한화전에 9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5호 안타를 쳤던 그는 9회말 수비에서 아찔한 경험을 했다. 두산은 8회초 김재환의 투런 홈런으로 1-1에서 3-1로 리드를 잡았다. 9회말 마무리투수 김택연이 올라왔고, 2사를 깔끔하게 잡았다. 이진영이 볼넷으로 나갔고, 최인호와 승부가 이어졌다. 2B1S에서 최인호가 친 타구가 포수와 3루수 방면 파울 지역에 높게 떴다. 경기가 끝날 수 있는 순간. 그러나 3루수 임종성과 포수 김기연은 떨어지는 공을 그대로 바라봤다. 기록은 수비 실책. 끝나지 않은 경기를 '참사'를 만들었다. 최인호는 집중력 있게 파울을 내며 김택연과 승부를 펼쳤고, 9구째 몸쪽 직구를 그대로 당겨 몬스터월을 넘기는 드라마틱한 동점 홈런을 만들었다. 최인호의 시즌 첫 홈런. 김택연이 김태연을 삼진 처리하면서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다.

임종성은 11회초 실수를 만회했다. 2사 2루에서 좌중간을 완벽하게 가르는 2루타를 날렸고, 2루 주자였던 전다민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임종성의 데뷔 첫 타점이자 이날 경기 결승타가 됐다.

팀 승리를 가지고 온 소중한 타점을 올렸지만, 임종성은 마냥 웃지 못했다. 9회말 2사에서 나온 실책이 마음에 걸렸다.

11회초 이닝이 끝난 뒤 임종성은 조용히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그 모습을 본 김재환은 임종성을 불러 홈과 가까운 쪽으로 들어가게 했다. 선수단의 축하를 받으라는 뜻. 선수들은 홈런 못지 않은 축하를 임종성에게 안겼다.

경기를 마친 뒤에도 김재환은 임종성의 활약을 집중적으로 언급했다. 자신의 투런 홈런 소감을 묻는 질문에 "오늘 경기는 (임)종성이가 주인공이다. 중요한 순간에서 멋진 한 방을 보여줬다"라며 "결승타로 승기를 가져온 (임)종성이가 기특하다"고 이야기했다.

임종성을 굳이 앞쪽 입구로 들어가게 한 이유에 대해 "11회초가 끝나고 종성이가 그냥 벤치로 돌아오길래, 다같이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싶어서 동료들 사이로 지나가게 했다"라며 "오늘 경기를 기점으로 더 자신감을 갖고, 감정 표현도 더욱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임종성도 김재환을 향해 고마움을 전했다. 임종성은 "실책 이후 많이 위축되기도 했는데, 김재환 선배님께서 불러 축하를 받게 해주셨다. 이렇게 축하를 받은 건 프로에서 처음"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4대3으로 승리한 뒤 두산 선수단은 임종성에게 물을 퍼부으며 축하했다. 임종성도 밝게 웃으면서 마음고생을 한결 털어낸 모습이었다.

임종성은 첫 타점과 결승타를 기록한 데 대해 "대기 타석에서부터 무조건 내가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과감하게 스윙을 돌리자고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전)다민이 형이 워낙 빠르다 보니까 짧은 안타만 쳐도 홈에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해서 마음이 더 편했던 것 같다"며 "조금이라도 팀에 도움이 된 거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