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맞을 타자에게 맞았다."
삼성 라이온즈가 외국인 타자 디아즈와 2025 시즌 재계약을 체결할 때 살짝 의문 부호가 붙었다. 지난 시즌 대체 선수로 와 어느정도 장타력을 보여주며 팀 한국시리즈행에 공헌했지만, 우승 도전에 있어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미지수였기 때문.
개막 후 '폭망' 분위기였다. 4월 초 타율이 1할대로 떨어지며 퇴출 얘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런 반전이 있을까. 삼성은 14일 KT 위즈에 2대3으로 패했지만, 디아즈만큼은 빛났다. 홈런에 2루타까지 펄펄 날았다.
벌써 17홈런. 독보적 1위. 지난달 25일 NC 다이노스전 한 경기 3홈런, 27일 NC전 2홈런으로 정점을 찍는줄 알았는데 홈런포가 쉴 새 없이 터지고 있다. 11일 LG 트윈스전부터 13일 KT전, 14일 KT전까지 3경기 연속 홈런포다.
그냥 홈런이 아니다. 어떤 투수를 만나든 완전히 받쳐놓고, 완벽한 타이밍에 시원한 스윙으로 걷어올려 엄청난 타구를 만들어낸다. 보는 사람 속이 시원해질 정도다.
상대 투수도 '리스펙트'다. 14일 디아즈에게 홈런을 맞은 KT 투수 소형준은 "실투를 놓치지 않더라. 홈런, 타점 1위 선수다. 리그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이기에 맞을 선수에게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디아즈는 홈런 뿐 아니라 타점도 44개로 1등이다. 2위 문보경(LG)과 10개 차이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디아즈의 이런 '미친 기세'를 어떻게 바라볼까. 박 감독은 "적응력의 차이인 것 같다. 지난해는 처음 보는 투수들을 상대로 타이밍을 잡기기 쉽지 않았는데, 시즌 후반부터 감을 잡더라. 이제 모든 투수들을 거의 상대해봤다. 구종이나 변화구 각도 등을 예측하며 타격하니 좋은 타구가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43경기를 뛰고 17홈런이다. 144경기라고 하면 57홈런 페이스다. 지난해 홈런왕 데이비슨(NC)의 홈런수는 46개였다. 과연 디아즈가 50홈런 고지를 정복할 수 있을까.
포항=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