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상황이 역전됐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떠난 후 '감독들의 무덤'이 된 맨유가 루벤 아모림 감독의 거취를 놓고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아모림 감독은 최근 사퇴 가능성까지 언급할 정도로 좌절했다.
그는 11일(이하 한국시각)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에서 웨스트햄에 0대2로 패한 후 "가장 큰 걱정은 지고 나서도 '괜찮다'는 분위기가 우리 팀에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맨유는 홈에서 패하면 세상이 끝나는 것처럼 느껴져야 하는 클럽인데, 지금은 그런 위기감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아모림 감독은 이어 "지금 우리 팀에는 절박함이 부족하다. 이게 빅클럽에서 가장 위험한 느낌"이라며 "선수들 잘못이 아니다. 내 잘못이고 내 책임이다. 변화가 없다면 내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줘야 할 수도 있다"고 사퇴 가능성을 암시했다.
그리고 "클럽 역사상 결정적인 순간이다. 우리는 여름에 정말 강해져야 하고, 용감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시즌에는 이런 일이 없다"며 "우리가 이렇게 시작한다면, 그 느낌이 여전히 여기 있다면,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공간을 주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쪽은 맨유 수뇌부다. 맨유 공동 구단주인 짐 랫클리프가 노심초사하고 있다. 영국의 '더선'은 '랫클리프는 아모림의 맨유 부활을 지지할 준비가 돼 있지만, 그가 반드시 잔류하고 싶어한다는 확신을 원한다'고 보도했다.
맨유는 17일 EPL 37라운드에서도 첼시에 0대1로 패했다. EPL에서 18패째를 기록한 맨유는 16위(승점 39)에 머물렀다. 맨유가 한 시즌 18패째를 당한 건 풋볼리그 시절이던 1973~1974시즌 이후 51년 만이다. 맨유보다 아래인 팀은 17위 토트넘(승점 38)과 조기 강등이 확정된 18~20위 입스위치 타운, 레스터시티(이상 승점 22), 사우샘프턴(승점 12) 뿐이다.
아모림 감독은 지난해 11월 에릭 텐 하흐 감독의 후임으로 맨유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나 유로파리그 외에는 반전이 없다. 맨유는 22일 오전 4시 스페인 빌바오의 산마메스 스타디움에서 EPL 라이벌 토트넘과 대망의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치른다.
랫클리프 구단주는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하지 못하더라도 아모림 감독을 계속 지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아모림 감독이 정작 맨유의 재건 작업이 자신에게 너무 벅차다고 결정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
'더선'은 '랫클리프는 아모림에게서 자신과 비슷한 성격을 보았다. 그는 이네오스 회사를 세계적인 석유화학 거대 기업으로 키운 억만장자다. 랫클리프는 감독이 최소한 남은 2년의 계약을 잘 마칠 수 있을지 확인하고 싶어한다. 그렇지 않으면 맨유가 더 큰 곤경에 빠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의 경우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하더라도 거취가 안갯속이다. 토트넘도 17일 애스턴빌라에 0대2로 패하며 1992년 EPL 출범 이후 단일 시즌 리그 최다 패배(11승5무21패)의 흑역사가 또 새롭게 쓰여졌다. 1997~1998시즌(승점 44·11승11무16패)의 역대 최저 승점도 갈아치웠다.
반면 맨유는 아모림 체제가 절대적이다. 이 상황이 유로파리그 결승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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