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MBC가 고(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사망 8개월 만에 처음으로 괴롭힘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유족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가해자로 지목된' 김가영 기상캐스터는 다음날 아침 변동 없이 날씨 예보에 등장, MBC의 진정성에 물음표가 남고 있다.
MBC는 19일 자사 메인 뉴스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를 통해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다루며 "오요안나 씨에게 괴롭힘 행위가 있었다는 고용노동부 판단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보도했다.
조현용 앵커는 "관련자 조치와 함께 조직문화 전반을 개선하겠다"며 "상생협력 담당관을 신설하고, 프리랜서·비정규직 간 발생하는 문제도 제3자를 통해 바로 신고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프리랜서들의 근로자성에 대해서도 법적 검토를 거쳐 합당한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요안나 씨의 안타까운 일에 관해 유족들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고개를 숙였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월부터 약 3개월간 MBC를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오요안나에 대한 롭힘이 있었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다만 고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기 어렵다는 이유로 관련자 처벌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고인의 어머니 장연미 씨는 "말이 안 된다. 공채로 뽑아 프리랜서 계약서를 쓰고 부려 먹었는데, 어떻게 노동자가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고용노동부는 MBC 프리랜서들에 대한 별도 조사를 통해 25명을 근로자로 인정했으며, 총 6건의 노동관계법령 위반 사항을 적발하고 MBC에 15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날 MBC는 별도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분들께 머리 숙여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재발 방지를 위한 조직문화 개선과 노동관계법 준수를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관련자에 대해서는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오요안나는 2023년 9월 사망했으며, 부고는 3개월 뒤에야 외부에 알려졌다. 이후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에는 동료 기상캐스터들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현재 유족은 가해자로 지목된 동료 1인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한편, 이날 '뉴스데스크'의 날씨 예보는 고인의 동기였던 금채림 기상캐스터가 진행했다. 금채림 캐스터는 직장 내 괴롭힘 정황이 드러난 사내 기상캐스터 단체 채팅방에 참여하지 않았던 인물로,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된 바 없다. 그러나 다음날인 20일 아침 뉴스인 '뉴스투데이'에서는 가해자로 거론돼 논란이 됐던 김가영 기상캐스터가 변동 없이 날씨 예보에 나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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