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임신 중 높은 수준의 '프탈레이트(Phthalates)' 노출이 3세 남아의 생식기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
이탈리아 모데나 및 레지오 에밀리아 대학 연구팀은 유럽소아내분비학회(ESPE)와 유럽내분비학회(ESE)의 첫 공동학술대회에서, 환경 오염물질이 생식기 구조를 변화시켜 향후 성 발달과 생식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를 공개했다.
프탈레이트는 가정용 세제, 식품 포장재, 장난감, 화장품, 개인 위생 용품 등 다양한 소비재에 널리 사용되는 인공 화학물질이다.
이들은 내분비계 교란 물질(EDCs)로 분류되며, 신체의 자연적 호르몬 기능을 방해해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태아기에 프탈레이트에 노출된 남아는 생식기 결함을 겪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생식 능력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항문과 생식기 사이의 거리(항문-생식기 거리, AGD)는 생식 건강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되며, 호르몬 수치, 정자 질, 생식 능력 및 관련 질환과 연관성이 있다.
연구팀은 188명의 신생아를 대상으로 출생 직후, 3개월, 6개월, 3년의 시점에서 소변 샘플과 항문-생식기 거리 데이터를 수집했으며, 이들의 어머니들도 출산 직후 및 자녀가 3세가 되었을 때 소변 샘플을 제공했다.
연구진은 프탈레이트의 주요 대사 물질 8종을 분석한 결과, 모든 샘플에서 검출되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검출량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연구에 참여한 대부분의 아동과 어머니가 최신 기준보다 높은 수준의 프탈레이트에 노출돼 있었다.
추가적으로 연구진은 어머니의 프탈레이트 노출이 남아의 생식기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 프탈레이트 노출이 높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3세 남아는 항문-생식기 거리가 더 짧았다.
여아의 항문-생식기 거리는 모체의 프탈레이트 노출이 아니라 본인의 프탈레이트 노출에 의해 영향을 받았으며, 노출량이 높을수록 항문-생식기 거리가 더 짧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라우라 루카치오니 박사는 "현재 규제가 덜 엄격한 프탈레이트에서도 높은 수준의 노출이 확인된 점에 놀랐다"면서,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는 기준 수치가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상황에서, 매일 이러한 물질에 노출되는 것은 미래 세대에게 큰 건강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취약 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공중보건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루카치오니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분석된 프탈레이트 대사 물질 8종은 장난감, 화장품, 비누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들에 포함되어 있다"며, "사용 제품의 원료를 꼼꼼히 확인하고,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명확한 지침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남아의 경우, 태아기 및 가족 내 환경적 노출이 성 발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으며, 여아의 경우 호르몬 변화와 관련된 다른 메커니즘이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향후 연구를 통해 프탈레이트 노출이 사춘기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추적할 계획이다. 루카치오니 박사는 "장기적인 관찰을 통해 프탈레이트의 내분비계 교란 효과를 확인하고, 사춘기 장애와 같은 건강 문제와의 연관성을 규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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