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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퍼팅 500번" 집념의 박현경, 이채은 누르고 시즌 첫 우승 "상금 100% 전액 기부"[E1채리티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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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경험과 노력의 힘은 무시할 수 없었다.

"매일 퍼팅 스트로크 500번" 노력을 했다는 박현경이 데뷔 첫 우승에 도전한 이채은의 추격을 뿌리치고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심리적으로 쫓길 수 있는 상황을 극복하고 시즌 첫 승과 통산 8승을 신고했다.

박현경은 25일 경기도 여주 페럼클럼(파72·6366야드)에서 열린 E1채리티 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일 3라운드 경기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로 6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6언더파 200타로 1타 차 우승을 거머쥐었다. 경기 후 중계 인터뷰에서 "시즌 첫 3개 대회 톱10 탈락 후 어렵게 풀린다고 생각해 넥센 세인트나인 대회 때부터 매일 퍼팅 500개씩 하고 잤다"는 박현경.

집념어린 노력이 빛을 발했다. 안정적 퍼트로 시종일관 흔들림 없는 편안한 플레이를 이어간 박현경은 데뷔 첫 노보기 플레이로 우승까지 차지했다.

아름다운 마음도 빛났다.

13번째 채리티 오픈 대회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전 박지영과 함께 "상금 13%를 기부하겠다"고 공언했던 박현경은 마음을 바꿔 "선한 영향력을 널리 알리는 대회인 만큼 100%를 기부하기로 마음 먹었다"며 우승 상금 1억8000만원 전액 기부를 약속했다. 박현경은 "통산 10승째 우승상금을 기부하고 싶었는데 의미 있는 대회라 100%로 바꾸겠다"고 덧붙였다.

손쉬운 우승은 없었다.

이채은에게 1타 차 뒤진 2위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박현경은 8번 홀(파3) 버디로 단독 선두에 오른 뒤 9번 홀(파5) 세번째 샷 칩인 이글로 14언더파로 타수를 줄이며 2위 그룹과 3타 차로 벌렸다. "칩샷이 이글이 되면서 저도 놀랐다. '저한테 운이 오나'했는데 후반에 채은 언니도 이글을 하길래 아닌가 보다 했다"며 웃었던 순간. 고비가 찾아왔다. 같은 메디힐 소속 이채은이 230m 이벤트 홀인 11번 홀(파4)에서 이글을 잡으며 2타 차로 추격을 시작했다. 여세를 몰아 13번 홀(파4), 14번 홀(파3) 연속 버디로 15언더파로 박현경과 공동 1위로 나섰다. 이채은은 17번 홀(파4)에서 9.4m 버디퍼트를 떨구며 박현경을 긴장하게 했다. 홀 1m 옆에 떨어뜨린 박현경도 버디를 잡았지만 개운치 않은 느낌이 들었던 홀.

하지만 박현경은 흔들림이 없었다.

16언더파 동타로 맞은 18번 홀(파5). 박현경이 티샷을 더 멀리 보냈다. 먼저 세컨샷을 한 이채은의 샷이 당겨지면서 페널티구역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박현경은 차분하게 세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약 12m 퍼트를 홀 옆에 붙였다. 이채은이 칩샷으로 파를 노렸지만 실패하며 보기에 그쳤다. 박현경은 우승퍼트를 완성하며 물세례를 받았다. 노력과 집념으로 이뤄낸 짜릿한 시즌 첫 승.

넥센 세인트나인 대회부터 샷감이 살아난 박현경은 일본 대회 포함, 최근 5개 대회 연속 톱10에 진입하며 시즌 첫승이 머지 않았음을 알렸다.

"최근 대회 연속 톱10으로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임했다"는 박현경은 "프로데뷔 후 노보기 대회가 처음이라 의미가 있다. 5월을 좋아하는데 이달이 가기 전에 우승해 기쁘다"고 했다. 이어 "좋을 때와 안 좋을 때 타깃을 바라보는 편안함이 다른데 이번대회는 타깃을 보는 게 편안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소속사 이채은과의 경쟁에 대해 그는 "채은 언니가 우승해도 축하해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제 운이 조금 더 좋았던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매일 퍼팅 연습 500개씩 하며 약점을 지우고 노보기 대회를 만들어낸 박현경. 이날 우승은 노력의 대가였다.

KLPGA 투어 147번째 출전 대회에서 데뷔 첫 우승을 노렸던 이채은은 마지막 홀에서 고비를 넘지 못한 채 최종 합계 15언더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김민선이 이날 5타를 줄여 3위(11언더파 205타)에 올랐고, 임희정, 박결, 이동은, 박주영, 최예림이 공동 4위(10언더파 206타)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우승자인 디펜딩챔피언 배소현은 김서윤 인주연 박예지와 함께 공동 9위(9언더파 207타)로 대회를 마쳤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