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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 위기였는데, 감독 면담 후 OPS 1.175' 홈런왕 1순위,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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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불과 한달 사이, 완전히 다른 타자로 거듭났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는 불과 한달 전, '퇴출설'까지 나왔던 선수다. 삼성이 지난해 가을야구를 함께했던 디아즈와 올 시즌을 앞두고 재계약에 나섰지만, 개막 초반 페이스는 썩 좋지 않았다.

개막 후 20경기에서 타율 2할5푼에 4홈런 13타점. OPS 0.745. 안타가 19개인데, 삼진도 16개나 당했고 출루율 역시 0.284로 좋은 편은 아니었다. 아주 최악의 성적까지는 아니지만, 삼성이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할 수 있는 파괴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윈나우'를 원하는 삼성이 타자를 교체하는 것 아니냐는 뜬소문까지 흘러나왔다.

외국인 선수이기 때문에 자신의 스타일을 존중하고 지켜보던 박진만 감독도, 결국 면담 시간을 가졌다. 그때가 4월 19일이었다. 박 감독은 디아즈에게 '너무 장타만 노리는 경향이 있다. 장타를 너무 신경쓰는 것 같다. 홈런만 중요한게 아니고, 출루가 필요할 때는 출루도 해줘야 하고, 클러치 능력이 필요할때도 공격이 연결되게끔 해줘야 한다'는 당부를 했다.

디아즈에게도 KBO리그는 '코리안 드림'을 위한 기회의 무대. 대부분의 팀들이 외국인 타자에게 장타를 기대하는 것이 사실이고, 또 장타를 많이 치는 타자가 높은 몸값으로 재계약에 성공하는 것도 맞다. 그런데 디아즈가 홈런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스윙을 하는 것 같다는 조언이다. 사실 삼성은 홈런이 가장 많이 나오는 라이온즈파크라는 홈 구장을 가지고있는데다, 이런 이점을 중심으로 디아즈 외에도 홈런을 쳐줄 수 이는 타자를 여럿 보유하고 있다.

물론 홈런포가 동반 폭발하면 좋겠지만 코칭스태프가 원하는 중심 타자의 역할은 지나친 홈런 의식보다는 팀 타선 연쇄 폭발이다. 디아즈에게도 홈런을 염두에둔 극단적인 당겨치기보다 상황에 맞는 타격을 직접적으로 주문한 셈이다.

놀랍게도 디아즈는 코칭스태프의 조언을 듣고, 곧장 그 다음날부터 타석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디아즈를 상대한 상대팀 감독은 "시즌 초반에는 약점에 던지면 헛스윙이었는데, 최근에는 같은 곳에 던져도 꿈쩍 안한다"고 이야기했다. 몸쪽 높은 코스에 휘두르던 헛스윙을 참고,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코스를 노려 치면서 단점이 크게 줄었다.

면담 이후, 4월 20일부터 5월 24일 디아즈의 타격 성적은 대폭 상승했다. 타율 3할4푼4리(122타수 42안타) 15홈런 43타점에 OPS는 무려 1.175. 홈런 페이스만 놓고 보면 올 시즌 완주시 54홈런까지도 기대해볼 수 있다. 현재 리그 홈런 단독 선두인 디아즈는 24일 대구 KIA 타이거즈전에서 끝내기 홈런 포함 2홈런-3타점을 쓸어담으면서, 홈런 2위 오스틴 딘(LG, 16개)과 4개 차이로 달아났다. 시즌 타점 역시 58타점으로 압도적 1위, 최다 안타도 어느새 2위(64안타), 장타율 1위(0.654)로 거의 타격 4관왕에 도전하는 모양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