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경기 뛰는 것에 큰 문제가 없다고 전달했기에 소집하게 됐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 감독은 최근 부상으로 관심을 모았던 손흥민의 소집 이유를 명확히 밝혔다.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별리그 B조 9~10차전에 나선다. 한국은 6월 6일 이라크 바스라에서 이라크와 9차전을,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 10차전을 치른다.
이번 3차 예선에서는 각 조 2위까지 본선 직행 티켓이 주어진다. 한국은 앞서 8경기에서 4승4무, 승점 16으로 2위 요르단(승점 13), 3위 이라크(승점 12)를 제치고 조 선두다. 9차전인 이라크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본선행을 확정할 수 있다. 이 경우 한국은 11회 연속이자 역대 12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된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한국에 우위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인 한국은 이라크(59위), 쿠웨이트(134위)보다 높다. 한국과 이라크는 역대 전적 24경기 10승12무2패다. 지난해 10월 맞대결에서도 한국이 3대2로 승리했다. 쿠웨이트와도 상대 전적 13승4무8패로 우위를 점한다. 쿠웨이트 또한 지난해 11월 맞대결에서 3대1로 꺾은 바 있다.
문제는 선수들의 몸 상태와 일부 부상자들의 이탈이었다. 유럽에서 시즌을 마친 선수들은 일부 휴식을 취하거나, 리그 최종전을 마치고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상태이기에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유럽파 3대장'으로 꼽히는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ㅁ) 이강인의 몸 상태도 화두였다. 손흥민은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 결승에는 출전했으나, 발 부상 여파로 리그 최종전에 결장했다. 김민재는 아킬레스건 부상 여파로 리그 막판 아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주전 경쟁에서 밀린 이강인도 최근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기에 정상 컨디션을 기대하기 어렵다.
홍 감독은 "이번 이라크전은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수 있다. 날씨, 체력적인 부담 등 모든 것을 감안해서 선수 선발을 했다. 코치진은 포지션별로 경기력과 좋은 폼을 우선시하여 선발했다. 지금 이 시기는 유럽에서 리그가 끝나 휴식에 들어간 선수들이 많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배준호, 양민혁, 엄지성은 3일 경기를 끝으로 한 달가량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경기력적인 측면을 고려했다. 한국 축구의 미래라는 생각으로 꾸준히 선발했지만, 이번에는 불가피하게 선발하지 못했다. 반면에 전진우, 김진규 등 리그에서 좋은 폼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지금 이 시점에무엇이 필요한가를 생각했을 때는 준비된 선수들에게 기회가 가야한다고 생각하여 선발했다"고 했다.
홍 감독은 최선의 선택을 했다. 유럽파 3대장 중 부상 여파로 휴식이 절실한 김민재를 제외하는 강수를 뒀다. 홍 감독은 지난 3월 A매치에서도 김민재를 명단에 포함했으나, 부상 여파로 김주성을 대체 발탁한 바 있다. 손흥민과 이강인은 명단에 올랐다. 손흥민은 부상 여파가 있지만, 6월 A매치 명단 합류에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인도 지난 3월 A매치에서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소속팀에서 어려운 시간을 보냈지만, 다시 대표팀 명단에 오르며 활약할 기회를 얻게 됐다.
홍 감독은 "김민재는 선발되지 못했는데, 꾸준히 소통하고 관찰했다. 이번 경기 역시 김민재가 경기를 할 수 없다고 판단되어 선발하지 않았다. 책임감과 사명을 갖고 있는 선수인데, 앞으로 충분히 기회가 있다고 판단해 이번 선발에서는 제외했다"고 제외 이유를 밝혔다. 부상 여파가 있는 손흥민에 대해서는 "우승한 경기를 끝내고 소통했다. 경기 뛰는 것에 큰 문제가 없다고 전달했기에 소집하게 됐다. 경기의 상황이나, 컨디션을 고려하여 움직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고 했다.
홍 감독은 K리그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도 선발했다. 전진우(전북)가 활약을 인정받아 생애 첫 A대표팀 합류에 성공했다. 전진우는 올 시즌 K리그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다. 이미 리그 15경기에서 10골을 터트리며 K리그 득점 선두에 올랐다. 프로 데뷔 이후 8시즌 만에 두 자릿수 득점도 성공했다. 홍 감독은 전진우가 멀티골을 터트린 전북과 안양의 경기를 직접 방문해 확인하기도 했다. 홍 감독은 "K리그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득점 뿐만 아니라 플레이에도 자신감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시즌 초반에는 사이드에서 1대1 플레이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은 포켓 안에서의 플레이도 잘하는 것 같다. 대표팀에서 하는 방식과 흡사하기 때문에, 대표팀에서도 큰 문제 없이 잘 해낼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점이 팀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본다"고 기대를 표했다.
대표팀은 오는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챔피언십에 나설 예정이다. 유럽파 없이 치르는 대회이기에 이번 명단에 승선하여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춰볼 전진우와 김진규 박진섭 등 K리그 선수들의 활약 여부에 더욱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최근 미트윌란에서 선발로 기회를 받고 있는 이한범도 지난해 9월 이후 대표팀 명단에 오르며 다시 한번 A대표팀 데뷔 기회를 노리게 됐다. 당시 이한범은 명단에 올랐으나 데뷔전을 치르지는 못했다. 김민재가 빠진 상황이기에 충분히 출전을 기대해볼 수 있다. 이외에도 지난 3월 A매치에서 대표팀에 복귀한 양현준(셀틱)과 3월 A매치에서 첫 발탁을 경험한 조현택, 김동헌(이상 김천상무)도 이번 6월 A매치 명단에 다시 포함됐다.
다음은 홍명보 감독과의 일문일답.
-선발 배경.
▶이번 이라크전은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수 있다. 날씨, 체력적인 부담 등 모든 것을 감안해서 선수 선발을 했다. 코치진은 포지션별로 경기력과 좋은 폼을 우선시하여 선발했다. 지금 이 시기는 유럽에서 리그가 끝나 휴식에 들어간 선수들이 많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배준호, 양민혁, 엄지성은 3일 경기를 끝으로 한 달가량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경기력적인 측면을 고려했다. 한국 축구의 미래라는 생각으로 꾸준히 선발했지만, 이번에는 불가피하게 선발하지 못했다. 반면에 전진우, 김진규 등 리그에서 좋은 폼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지금 이 시점에 무엇이 필요한가를 생각했을 때는 준비된 선수들에게 기회가 가야한다고 생각하여 선발했다.
▶김민재는 선발되지 못햇는데, 꾸준히 소통하고 관찰했다. 이번 경기 역시 김민재가 경기를 뛸 수 없다고 판단되어 선발하지 않았다.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있는 선수인데, 앞으로 충분히 기회가 있다고 판단해 이번 선발에서는 제외했다.
-상대 밀집 수비를 깨뜨릴 방안.
▶밀집 수비를 깨뜨릴 방법은 있다. 다만 시간이 걸리는 문제다. 거기에 대해서 부족한 점을 느꼈고, 보완 방법을 준비하고 있다. 어떤 양상의 경기를 펼쳐질지는 아직까지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가 해온 모델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들과 훈련장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기에 영상으로도 준비해서 공유할 시간이 있을 것 이다. 이겨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우승 이후 리그 최종전에 결장한 손흥민 발탁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지.
▶우승한 경기를 끝내고 소통했다. 경기 뛰는 것에 큰 문제가 없다고 전달했기에 소집하게 됐다. 경기 외적인 요소에 대해서는 내가 관여할 부분은 아니다. 경기의 상황이나, 컨디션을 고려하여 움직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한 이강인 황희찬과는 어떻게 소통했는가.
▶선수에게 출전 시간은 굉장히 중요하다. 다만 대표팀은 그 이상을 봐야 한다. 이 시점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전체적으로 조합해서 판단했다. 물론 몇 시간 이상 뛰어야 선발하고, 몇 시간 이하면 선발할 수 없는 규정이 있다면 쉽겠다. 지금 그 선수들도 어려운 시기이고, 우리는 어웨이 경기라는 중요한 시기이기에 분명히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전진우 발탁 배경.
▶K리그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득점 뿐만 아니라 플레이에도 자신감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시즌 초반에는 사이드에서 1대1 플레이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은 포켓 안에서의 플레이도 잘하는 것 같다. 대표팀에서 하는 방식과 흡사하기 때문에, 대표팀에서도 큰 문제 없이 잘 해낼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점이 팀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본다.
-주민규가 제외된 이유는.
▶좋지 않아서 뺀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 계속 득점을 하고 있다. 다만 우리가 이번에 어웨이 경기고 상대의 약점을 파악했을 때 스피드적인 측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오현규, 오세훈과 더불어 손흥민, 황희찬까지 그 자리에 기용할 수 있기에 선수 선발의 균형과 조합을 판단해 이번에는 선발하지 않았다.
-손흥민이 우승을 차지한 모습을 보고 감독님으로서, 선배로서 어떤가.
▶긴 시간 동안 개인 성적은 최고였지만, 팀에서 주장 역할을 맡아 유럽 큰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아주 기쁜 일이다. 우리 역시 자랑스러워야 할 일이다. 선수가 긴 시간 동안 시즌을 치르면서 가장 보상받는 방법은 팀이 챔피언이 되는 것이다. 토트넘과 손흥민에 축하의 말을 전하며, 대표팀에서도 이런 것들이 잘 이어졌으면 좋겠다.
-북중미 월드컵을 1년 앞둔 시점에서 어떤 계획을 그리고 계신지.
▶머릿 속에 충분히 계획은 있지만, 아직 진출이 결정된 상황은 아니다. 이번 경기가 굉장히 중요하고, 명확하게 본선 진출이라는 동기부여가 있는 경기다. 우리가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룬 후에 말해도 괜찮을 것 같다. 이번 경기에만 집중하여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
-본선 진출에 가까워졌다. 선수단 분위기가 느슨해질 수 있는 점은 어떻게 잡을 예정인가.
▶유럽파 선수들이 빠지고, K리그 선수들이 포함된 것이 힘을 뺀 것은 아니다. 휴식을 취한 유럽파 선수들이 당장은 K리그 선수들보다 낫지 않다고 생각했다. 한달 동안 경기를 하지 않은 선수가 중요 경기에 나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지난해 6월에도 이런 경험이 있었다. 당시 경험을 꼼꼼히 파악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 앞으로 장기적으로 한국 대표팀의 미래를 고려했다. 요즘 선수들이 좋은 능력을 갖고 있고 유럽에 스카우트되며 축구적으로 좋은 상태다. 다만 우리는 팀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이다. 팀 스포츠에 무엇이 필요한지는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항상 그것을 우선순위에 두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재능이라는 것에 치중하여 팀 스포츠에 중요한 것까지 덮어씌우면 안 된다. 재능만 갖고 있으면 응집력이 없는 팀이 되고 서로 신뢰하지 않는 팀이 된다. 그런 팀이 올라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선수들이 대표팀으로서의 사명감이 필요할 때도 있다. 예전같이 애국심을 이야기하고 싶지은 않다. 다만 대한민국에서 대표팀으로 뽑혔을 때의 마음가짐은 중요하다. 이번에 선수들하고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어떤 선수는 간절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좀 있는 것 같다. 재능을 팀 스포츠에서 중요한 것과 잘 엮어서 강한 팀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계 최고의 구단에 있는 선수들도 여럿 있지만, 팀이 얼마나 강한 팀이 되는 지는 다른 문제다. 나에게는 이 부분이 앞으로의 숙제다. 그 부분들을 잘 만들어가야, 대표팀이 예전의 모습을 찾아갈 수 있다고 본다. 지난 1년을 경험하며 느낀 점이다. 이 부분을 발전시켜야 할 것 같다.
-대표팀 3선 기용 계획은.
▶황인범 박용우 조합으로 계속해서 경기를 치러왔다. 선수들의 경고 누적 상황 등도 있다. 원두재, 박진섭의 스타일은 다르나, 상황에 따라 어떤 선수를 쓸지도 고려할 생각이다. 리그에서 경쟁력 있는 선수가 김진규라고 판단했다. 예전부터 지켜봤고, 정체된 순간도 있었으나, 지금은 팀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많은 경쟁이 필요할 거라고 본다. 대표팀은 경쟁의 공간이다. 지금 3선에는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명단에 포함된 선수들을 결정하게 됐다.
-대표팀은 현재 어느 정도 완성되어 가고 있는지.
▶100% 완성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 지난 3월에 결과를 내지 못해서 아쉬운 점은 있으나, 전체적으로 조금씩 시간을 같이 보내는 점은 긍정적이다. 월드컵에 나갔을 때 어떤 축구를 하고,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는 지금은 가늠하기 어렵다. 지난 경험을 토대로 한 스케줄과 방법은 있지만, 아직은 조금 부족한 것 같다. 매일 조금씩 발전하는 팀이 되어야 한다. 코치진도 나름대로 발전을 연구해야 한다. 선수들도 후보군에 포함된다면 좋은 경기력을 발휘해서 대표팀에 뽑히고자 하는 열정을 갖춰야 한다. 많은 선수들이 내년 이 시점까지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이라크 원정의 변수는 어떻게 보는지.
▶이라크는 홈에서 강한 팀이다. 우리도 원정에 나가서 중동 팀에 패배하지 않았고, 결과를 냈다. 협회에서 도움을 줘서 전세기를 이용할 수 있는 점은 아주 감사하다. 날씨가 많이 더울 것 같다. 체력적인 부분, 교체 타이밍을 굉장히 잘 해야 한다. 경기 상황을 잘 대처해야 하는 것도 중요 포인트다. 이런 부분을 전체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지만, 시간을 잘 활용하겠다. 이라크는 감독도 바뀌었고, 어떻게 선수를 내보낼지도 예측하기 어렵기에 그런 부분도 잘 준비해서 대비해야 할 것 같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