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최근 7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 가고 있지만, 대부분 끔찍한 5월을 보냈다."
이정후를 향한 기대치가 이토록 높아졌나 싶다. 이정후는 27일(이하 한국시각)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원정 경기에 3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팀은 1-3으로 패했지만, 7경기 연속 안타 행진으로 시즌 타율을 종전 0.281에서 0.285까지 올렸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시즌의 3분의 1을 치른 현재 샌프란시스코는 공격력을 반드시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경기마다 점수를 더 뽑아야 한다는 것. 당연히 이정후는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윌머 플로레스, 엘리엇 라모스와 함께 더 분발해야 하는 주축 타자로 꼽혔다.
샌프란시스코는 27일 현재 시즌 성적 31승23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에 올라 있다. 지구 선두 LA 다저스(32승21패)와는 2경기차, 2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30승22패)와는 경기차 없이 승률에서 3리 밀린다.
샌프란시스코가 치열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지금까지 우승 경쟁을 펼칠 수 있는 비결로는 탄탄한 마운드가 꼽힌다. 로비 레이와 로건 웹 원투펀치가 매우 압도적이고, 불펜 평균자책점은 2.56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다. 랜디 로드리게스, 카밀로 도발, 에릭 밀러, 타일러 로저스 등 빅리그 최강 필승조를 보유한 덕분에 올해 6차례 끝내기 승리와 14차례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문제는 공격력이다. 샌프란시스코 팀 타율은 0.231로 메이저리그 전체 24위, 내셔널리그 13위다. 팀 OPS는 0.684로 내셔널리그 12위, 팀 홈런은 54개로 내셔널리그 8위다. 4월까지는 공격력이 아주 나쁘진 않았는데, 5월 들어 전반적으로 타격 페이스가 떨어져 있다.
디애슬레틱은 '야스트렘스키는 완전히 방망이가 식었고, 이정후는 최근 7경기 연속 안타를 때리긴 했으나 대부분 끔찍한 5월을 보냈다. 플로레스는 여전히 많은 도움을 주고 있지만, 시즌 초반 2주 동안 타선의 구세주와 같았던 때로는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이정후의 5월 성적만 떼놓고 보면 타율 0.242(91타수 22안타), 출루율 0.271, 장타율 0.374, 3홈런, 13타점이다. 4월에는 타율 0.324(102타수 33안타), 출루율 0.369, 장타율 0.539, 3홈런, 16타점으로 방망이가 훨씬 뜨거웠기에 상대적으로 아쉬움을 표현할 만하다. 2루타는 4월까지 11개를 몰아쳤고, 5월에는 3개밖에 생산하지 못했다. 이정후가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 2루타 기록 도전이 가능할 것이라던 미국 언론에 보도가 최근 잠잠해진 이유다.
그래도 현재 샌프란시스코 타선에서 이정후는 없어선 안 될 존재다. 이정후마저 안타를 생산하지 못하면 답이 없기 때문.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날 경기 뒤 미국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지금 플로레스와 이정후를 제외하면 우리 팀의 타격이 심각하다"고 이야기했다.
이정후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549억원) 대형 계약을 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는 어깨 부상으로 37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절치부심한 올해는 건강히 그라운드를 누비며 샌프란시스코의 가을을 노래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가 2021년 이후 4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정후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래서 미국 언론은 지금보다 더 타석에서 폭발력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정후를 비롯한 샌프란시스코 선수단은 지금보다 더 뜨거운 화력으로 마운드를 도와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야스트렘스키는 "우리가 공격적인 면에서 고전했는데도, 여기서 우리는 계속 고개를 들고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계속 밀어붙이고, 계속 타석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서 다 같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