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뜨거운 홈런 페이스다.
지난 25일 KIA전 끝내기 홈런으로 20호를 기록한 르윈 디아즈가 바로 다음 경기인 27일 대구 롯데전에서 21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번에는 쐐기포다.
디아즈는 27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전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앞선 3타석에 잠잠하던 디아즈는 5-1로 앞선 7회말 터졌다. 1사 1루에서 0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이날 콜업돼 세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롯데 좌완 김진욱의 126㎞ 몸쪽 높은 커브를 간결한 스윙으로 당겼다. 우익수 윤동희가 라이온즈파크 홈팬들의 함성 속에 담장에 등을 붙였다. 마지막 순간 점프하며 슈퍼캐치를 노렸지만 공은 야속하게 관중석 사이로 사라졌다.
7-1로 쐐기를 박는 우월 투런포. '홈런왕' 디아즈의 거침 없는 시즌 21호 홈런이었다. 주포 구자욱이 타격감 조율을 위해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삼성 타선에 단비 같은 존재감이자 한방이었다. 삼성은 디아즈의 쐐기 홈런으로 마무리 투수 소모 없이 7대3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이날 경기 전 삼성 박진만 감독은 "초반에 조금 부침이 조금 있었지만 잘 극복하고 이겨내면서 우리 중심 타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아직 (구)자욱이 페이스 완전하게 안 올라온 상황에서 큰 역할을 지금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후에는 "경기 후반 김성윤의 적시타와 디아즈의 홈런으로 뽑은 추가점이 큰 힘이 된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불과 54경기 만에 21홈런. 무시무시한 홈런 페이스다. 산술적으로 드디어 이승엽 두산 감독의 시즌 최다 56홈런에 닿았다. 54경기 0.308의 타율과 21홈런 60타점. 장타율이 0.664, OPS가 1.021에 달한다.
이날 경기 전 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디아즈는 담담했다. "기록은 신경 안 쓰려고 하고 있다. 오직 타이밍을 일관성 있고 꾸준하게 가져가고 싶은 마음에 하루하루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퇴출 위기 속 박진만 감독의 조언 이후 180도 달라진 디아즈는 "감독님께서 볼넷 나가도 괜찮다는 말씀을 듣고 편해진 것도 있고, 상대 투수들이 항상 비슷한 패턴의 공격이 들어오다 보니까 그 부분을 좀 신경 쓰다 보니 방망이가 참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 잠시 부진에 대해서는 "홈런을 많이 치려고 했다기보다 그저 마음이 좀 급했던 것 같다"며 "급하다 보니 눈에 보이면 치려고 했었고, 이후 감독님의 말씀 덕분에 스트라이크 존에 오는 것만 크게 데미지를 주자 이런 마음으로 좀 변했다"고 털어놓았다.
홈런왕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단, 전제는 팀 우승이다.
디아즈는 "홈런상을 받으면 좋긴 하겠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건 팀이 이기고 한국 시리즈에 가서 우승하는 데 보탬이 돼야 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여권박탈 후보 1위로 떠오른 디아즈. 그 말의 뜻을 알까.
"삼성 팬분들께서 '여권 가져와라, 여권 어디 있냐'고 물어보시는 거 알고 있다. 그래서 더욱 여기 대구가 좋고, 한국이 좋기 때문에 팬들이 더 있으라고 하시면 나는 계속 있을 것"이라며 종신 삼성맨을 흔쾌히 선언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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