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암 치료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말기 환자의 생존율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그만큼 골전이, 특히 척추로의 암 전이를 신속하게 진단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이 의료진의 손발이 되어줄 수 있을까?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영상의학과 김동현 교수, 서지운 교수, 김효진 교수, 이지현 교수, 채지원 교수 연구팀은 최근 이 질문에 의미 있는 답을 제시했다. 척추 MRI를 활용해 골전이를 자동으로 탐지하고 분할할 수 있는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 모델(U-Net)'을 개발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수집된 환자 322명의 척추 MRI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행됐다. 암 전이 부위를 잘 보여주는 세 가지 종류의 MRI 영상 데이터를 조합해 딥러닝 모델을 학습시켰으며, 실제로도 영상의학과 전문의 5명과 탐지 정확도를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가장 성능이 우수했던 AI 모델은 전이 병변을 85.7%의 정확도로 탐지해냈으며, 이는 전문의의 평균 정확도인 74.6%보다 높은 수치다. 잘못된 진단(오탐지)의 비율도 AI가 더 낮았다. 특히 조기 진단이 어려운 1㎝ 이하의 작은 병변까지 찾아낼 수 있었던 점이 주목할 만하다.
암이 뼈로 퍼지는 골전이는 특히 폐암, 유방암, 전립선암 환자에게서 흔하며, 척추에 전이가 생기면 병적 골절, 마비, 신경 손상 등을 유발해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척추 전이는 환자의 치료 방향 결정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환자 한 명당 수백 장에 달하는 척추 MRI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영상의학과 의사들의 부담은 적지 않다. 김동현 교수팀의 연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한다.
김동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모델이 전문의 수준의 정확도로 골전이를 탐지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라며, "향후 AI 진단 보조 시스템의 정착과 고도화를 위한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AI 모델은 실제 임상에서 활용될 가능성도 높다. 모델은 다양한 병원(3개 기관)의 MRI 프로토콜을 반영한 데이터로 학습되어 범용성이 높으며, 실제 사용되는 전체 척추 영상에 적용해도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또한 AI가 진단을 놓친 병변의 경우, 대부분 매우 작거나 영상 노이즈가 많은 경우였다는 점에서 실제 임상 환경에서도 의미 있는 성능을 보일 수 있음이 확인됐다.
향후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시키고, 모델 성능을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해당 연구는 영상의학 분야 학술지인 Korean Journal of Radiology에 최근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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