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취임 후 비인기종목 국가대표 지원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지난 9일 진천선수촌 훈련지침 개정 직후 새벽 훈련, 산악 훈련 자율화 조치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이것이 다가 아니다. 국제대회 출전에 굶주렸던 비인기 종목 유망주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유 회장은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 2월, 첫 행보로 진천선수촌을 찾아 지도자 간담회를 가졌다.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가운데 강호석 스쿼시대표팀 감독(국가대표지도자협의회장)이 비인기 종목들의 자비 출전 현실을 호소했다. "많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자비로 국제대회에 나가고 있다. 국가대표 지도자를 동반해야 훈련수당이 나오는데 자비로 출전하다보니 대회 기간 훈련수당도 못받는다. 훈련수당이라도 보태주면 좋겠다"고 했다. "오륜관에 핸드볼, 탁구, 배드민턴, 스쿼시가 있는데 우리만 늘 촌내 훈련을 한다. 라켓 종목 특성상 촌내 훈련의 한계가 있다. 유망한 선수들도 보인다"며 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당시 유 당선인은 "대회 성격을 봐야겠지만 올림픽 랭킹포인트가 걸린 대회의 자비 출전은 지원이 필요할 것같다. 관련 규정을 체크해 피드백을 드리겠다. 대한체육회가 모든 걸 다할 순 없다. 종목협회들도 선수 지원을 위해 유기적으로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유 회장 취임 두 달 만에 훈련지침 개정을 통해 비인기종목의 숙원이 이뤄졌다. 지난 12일 진천선수촌은 '강화훈련 운영지침' 개정을 통해 '체육회와 회원종목단체간의 사전 협의를 거쳐 승인을 받은 경우에 한하여 특성훈련을 실시할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하고 '장기 육성이 필요한 개인종목 선수로서, 국제경쟁력 제고 및 경기성과 향상이 기대되는 경우, 올림픽 랭킹 포인트 확보 등을 위해 선수 개인이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경우, 그 외 체육회와 회원종목단체간 사전 협의를 통해 특성훈련으로 인정하기로 결정한 경우 촌외훈련, 특성훈련을 허용한다'고 규정했다. 협회가 서류요건을 충족해 제출하면 특성훈련을 강화훈련으로 인정받게 되고 이에 따라 개인 자비로 출전하는 선수들도 강화훈련에 준하는 급식비, 숙박비, 훈련수당(8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는 근거를 확보했다.
2028년 LA올림픽을 앞두고 랭킹포인트를 따기 위해 자비 출전을 이어가고 있는 비인기종목 선수들에게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올 시즌 아시아주니어 팀 챔피언십 사상 첫 우승, CSC PSA새틀라이트, 말레이시아 ACE PSA WSF 새틀라이트에서 연속 우승한 '스쿼시 괴물' 나주영도 반색했다. 2028년 LA올림픽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스쿼시에서 첫 출전의 꿈을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LA올림픽 첫 출전의 꿈을 위해선 국제대회 출전이 매우 중요한데, 훈련지침 개정을 통해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같다. 개인종목 특성훈련 지침이 마련되면서 국제대회 출전이 어려운 비인기종목 선수들이 좀더 지원을 받으면서 해외 대회에 나갈 수 있게돼 너무 기쁘다. 나도 더 많은 대회를 나가고 싶지만 자비로 전액 다 감당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비인기종목 선수들을 위해 획기적인 제도가 생겼다"고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