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식사를 하고 혈당을 측정하면 혈당이 오르는 경우가 많은데, 혈압은 오히려 평소보다 떨어질 때가 있다. 식사 후 1~2시간 이내에 혈압이 비정상적으로 떨어지는 현상을 '식후 저혈압'이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수축기 혈압이 식후 20㎜Hg 이상 감소할 때 진단된다.
식후 저혈압이 생기면 어지럼증과 현기증, 눈 앞이 흐려짐, 졸림과 피로감이 나타난다.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혈당 스파이크'도 식사 후 졸림, 피로감, 집중력 저하, 두통 등의 증상이 생긴다. 다만 식후 저혈압은 혈압 문제, 혈당 스파이크는 혈당 문제이기 때문에 증상이 같아도 기전과 치료법이 다르다.
우리가 식사를 하게 되면 소화를 위해 장으로 많은 혈류가 이동한다. 이때 몸은 혈압을 유지하기 위해 심박수 증가 및 혈관 수축 등의 조절을 해야 한다. 보통 젊은 사람들은 다른 장기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들더라도 혈액을 준비하는 능력이 충분해 식후에도 평상시와 비슷한 수준의 혈압이 유지된다.
그러나 노인, 자율신경계 이상이 있는 사람(파킨슨병, 당뇨병성 자율신경병증 환자) 등은 이 조절 기능이 떨어져 혈압이 과도하게 감소할 수 있다. 혈액은 장으로 흐르지만 심장 박동은 적절하게 증가하지 못하고 혈관이 충분히 수축하지 못해 혈압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상태에서 혈압약까지 복용했다면 과도한 혈압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아침 식사 전에 혈압약을 복용하는 경우 식후 저혈압이 더 잘 나타난다.
내과에서는 식후 저혈압 환자의 소화기계, 심혈관계, 내분비계 등 전신적인 문제를 먼저 살피고 혈압 조절, 당뇨병, 심장 문제 등을 평가한다. 특히 △최근에 혈압약 복용을 시작했거나 복용 중인 경우 △고령이며 어지럼증이 식사와 관련해 반복되는 경우 △당뇨병, 고혈압, 심장 질환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내과를 우선적으로 찾아야 한다.
식후 저혈압은 고탄수화물 식사 후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소량씩 자주 식사하고, 고탄수화물 식사를 피해야 한다. 한꺼번에 많이 먹거나 탄수화물 위주 식사를 하면 혈압이 더 쉽게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식사 후 바로 눕지 않아야 하며 수분, 염분을 조절해야 한다.
세란병원 내과 유어진 과장은 "노년층에서 식후 저혈압으로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넘어지거나 머리를 부딪히는 사고의 위험이 증가하며, 어지럼증을 피하려 식사 후 활동을 꺼리게 되고 이는 신체 활동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어진 과장은 "식사 후 어지럼증, 피로감이 자주 나타나는 경우 혹은 혈압약을 새로 바꾸었거나 용량을 늘린 후 증상이 시작됐다면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며 "노년층은 혈압을 조절하는 능력이 약해 식사 후 혈압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식사 습관을 바꾸는 것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므로 식사량을 줄이고 자주 나누어 먹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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