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감독이 안도라전 부진한 경기력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위인 잉글랜드는 7일(한국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안도라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K조 3차전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안도라가 FIFA랭킹 173위인 것을 감안한다면 질타를 받을 수 밖에 없는 경기였다.
투헬 감독도 쓴 소리를 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특히 마지막 20분이 가장 걱정됐다. 선수들의 태도는 전혀 월드컵 예선에 어울리지 않았다. 집중력도, 긴장감도 없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경기 초반 20~25분은 괜찮았다. 하지만 이후 흐름을 놓쳤고, 결국 마지막에는 아예 긴장감도 사라졌다. 선수들에게 우리가 원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분명히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에서 잉글랜드는 83%의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안도라의 밀집 수비를 좀처럼 뚫지 못했고, 주로 중거리 슈팅에 의존해야 했다. 케인은 노니 마두에케의 크로스를 밀어넣으며 A매치 72번째 골을 기록했지만, 전체적으로 공격의 날카로움은 부족했다.
경기력 논란에 대해 투헬 감독은 "선수들이 마치 지루해 보였다"는 외부 평가에도 동의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로이 킨은 ITV 해설에서 "마지막 30분은 일부 선수들이 지루해하는 듯했다. 새 감독에게 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할 시간이었다"고 꼬집었다. 리 딕슨과 마이클 브라운 등 다른 해설진들도 "랭킹 4위가 173위 팀을 상대로 이 정도 경기력이라니,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한편, 투헬 감독은 이날 5명의 선발 라인업을 변경하며 다양한 실험을 시도했다. 커티스 존스를 오른쪽 풀백, 리스 제임스를 왼쪽 풀백에 배치하는 등 변화를 줬고, 아약스 미드필더 조던 헨더슨에게는 2023년 11월 이후 첫 A매치 선발 출전 기회를 부여했다.
투헬 감독은 "헨더슨은 자격이 충분했다. 데클란 라이스는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었고, 헨더슨은 이 팀에 필요한 에너지와 헌신을 보여주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는 마두에케였다. 왼쪽 윙으로 선발 출전한 그는 4개의 찬스 창출, 박스 안 최다 터치(12회)를 기록하며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투헬 감독은 "그는 오늘 가장 위협적인 선수였다. 경기 계획에 충실했고, 적극성이 좋았다. 이런 활약을 이어간다면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잉글랜드는 오는 화요일 세네갈과 친선 경기를 치른다. 투헬 감독은 "이제 세부적으로 문제점을 분석하고, 선수들에게 우리가 원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다시 확인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