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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사우나야, 경기장이야" 도르트문트 교체선수들 美 살인더위 피해 라커룸 피신…"TV로 경기 시청" 웃픈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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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경기력은 형편없었다."

독일 축구전문지 '키커'가 22일(한국시각) 미국 신시내티의 신시내티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 마멜로디의 2025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을 마치고 4대3 진땀승을 거둔 도르트문트의 경기력에 내린 혹평이다.

전반 11분 루카스 코스타에게 선제실점한 도르트문트는 16분 펠릭스 은메차, 34분 세루 기라시, 45분 조브 벨링엄의 연속골로 전반을 3-1로 앞선 채 끝냈다. 후반 14분 쿨리소 무다우의 자책골로 한 골 더 달아났으나, 3분만인 후반 17분 이크람 레이너스에게 추격골을 헌납했고, 후반 45분 레보 모티바에게 3번째 실점을 허용했다. 4-1 스코어가 순식간에 4-3으로 바뀌었고, 하마터면 따라잡힐 뻔했다.

'키커'는 도르트문트가 객관적 전력이 한 수 아래인 마멜로디보다 근 200개 적은 패스(388대583), 8개 적은 패스(8대16), 더 적은 기대득점(2.19대2.60)을 기록했다고 꼬집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104km에 불과한 도르트문트의 낮은 활동거리'라고 덧붙였다.

"4대1로 승리하지 못한 일은 용납할 수 없다"라고 한 니코 코바치 도르트문트 감독의 기자회견 발언을 소개했다. 골키퍼 그레고르 코벨은 "결과 외에 긍정적인 말을 할 수 없다. 어떻게 세 골이나 내주나. 이런 식으론 안 된다"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키커'는 특히 코바치 감독 체제에서 안정세를 보이던 수비진이 와르르 무너진 점에 주목했다. '도르트문트 수비진의 잇따른 치명적 실책이 발생했다. 마멜로디는 그레고르 코벨 골키퍼가 지키는 골문을 향해 계속 돌진했다'라며 '수비진은 완전히 제정신이 아닌 듯 보였다. 상대에게 계속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섭씨 32도가 넘는 더위와 그늘도 없는 날씨에서 상대가 전력 질주하도록 내버려뒀다'라고 지적했다.

'키커'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플루미넨시와 0대0으로 보인 도르트문트가 한 경기에 3실점한 원인 중 하나로 '살인더위'를 꼽았다. '도르트문트는 벤치에 선풍기를 설치해 공기 순환을 도왔다. 교체 선수들은 햇볕에 완전히 노출되어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한 벤치에 앉지 않고 라커룸에 머물렀다'라고 구단의 무더위 대처법을 소개했다. 도르트문트 교체자원은 후반엔 우산을 쓴 채 벤치에 앉았다.

'키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르트문트가 활동거리 100km를 돌파한 건 팀이 한계에 도전했다는 증거로 받아들일 수 있다'라고 평했다. 도르트문트는 2경기에서 1승1무 승점 4를 기록, 같은 날 울산을 4대2로 무리친 플루미넨시(승점 4)와 승점 동률을 이뤘지만, 득실차에서 1골 뒤져 2위를 기록했다. 마멜로디는 승점 3으로 3위에 머물렀다.

도르트문트는 26일 울산과 조별리그 3차전을 펼친다. 이날 결과에 따라 각조 상위 2개팀에 주어지는 16강 진출 여부가 가려진다. 울산전 관건도 역시 날씨다. '키커'는 '다음주 수요일 신시내티에서 펼치는 울산전은 킥오프 시간이 3시간 늦춰졌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섭씨 30도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