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신시내티 레즈가 큰 기대를 걸고 데려온 고연봉 내야수를 내보냈다.
바로 작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펜스에 부딪히며 잡으려다 어깨를 다쳤을 때 해당 타구를 쳤던 제이머 칸델라리오다.
신시내티는 24일(이하 한국시각) "내야수 제이머 칸델라리오를 오늘 10일 부상자 명단(IL)서 해제한 뒤 지명할당조치(DFA)했다"고 발표했다.
칸델라리오는 2023년 12월 신시내티와 3년 4500만달러에 FA 계약을 맺은 뒤 지난해 주전 3루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작년 112경기에서 타율 0.225, 20홈런, 56타점, 47득점, OPS 0.707을 마크해 기대치를 채우지 못한데다 시즌 막판 발가락 부상을 당해 6주 일찍 시즌을 마감했고, 올시즌에도 시즌 첫 22경기에서 타율 0.113(80타수 9안타), 2홈런, 10타점, OPS 0.410으로 극도의 부진에 빠진 채 지난 4월 29일 요추 염좌(lumbar spine stain) 증세로 IL에 올랐다. 최근 마이너리그 재활 경기에서도 15경기에서 타율 0.211로 부진을 보이자 신시내티 구단은 결단을 내렸다.
닉 크롤 신시내티 야구 부문 사장은 MLB.com과 인터뷰에서 "분명히 말하지만 어려운 결정이었다. 그는 좋은 선수다. 우리 팀에 와서 주전 3루수로 활약할 수 있다고 보고 3년 계약을 했다. 하지만 결국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그를 IL에서 해제시켰지만 그를 내보냄으로써 지금 선수들을 그대로 유지해 이길 수 있는 기회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칸델라리오가 도저히 팀 전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신시내티는 23일 현재 40승38패로 NL 중부지구 4위에 처져 있다. 그러나 선두 시카고 컵스에 6.5게임차, 2위 밀워키 브루어스에 3게임차 밖에 나지 않아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칸델라리오는 1루, 3루, 지명타자를 볼 수 있는 자원이다. 그러나 현재 신시내티에는 스펜서 스티어, 산티아고 에스피날, 크리스티안 엔카내시온-스트랜드 등이 1,3루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어 굳이 로스터에 변화를 줄 필요가 없다.
테리 프랑코나 신시내티 감독은 "칸델라리오는 부상 당하기 전에도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어 출전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이제 복귀하지만, 그가 메일 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사실상 방출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칸델라리오는 3년 계약을 할 당시 올해 1600만달러, 내년 1300만달러를 받기로 했고, 2027년에는 연봉 1800만달러의 구단 옵션에 바이아웃 300만달러를 걸었다. 올시즌 절반 정도가 지났기 때문에 신시내티가 남은 계약기간 그에게 줘야 할 돈은 약 2250만달러다. 신시내티는 앞서 2023년 1월 3루수 마이크 무스타커스를 4년 6400만달러 계약 중 2200만달러가 남았음에도 방출한 적이 있는데, 칸델라리오로 인한 매몰 비용(sunk cost)는 그보다 크다.
2016년 시카고 컵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칸델라리오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시절인 2018~2022년 전성기를 보냈다. 커리어하이는 2021년으로 14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1, 16홈런, 67타점, 75득점, OPS 0.795, bWAR 3.6을 마크했다.
이정후가 작년 5월 13일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전에서 1회초 우중간 홈런성 타구를 무리하게 잡으려다 펜스에 부딪혀 왼쪽 어깨를 다쳤을 때 해당 타구를 친 타자가 칸델라리오였다. 이정후는 결국 어깨 관절 와순 파열상을 입고 시즌을 마감한 뒤 수술을 받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